꿈을 꾸었다
뭐든지 물어보면 잘 맞추는
예언자 개를 용개라고 했다
우리학교 전교생 중에
누가 노벨상을 받을지 물어보기로 했다
용개 주인이 용개를 불렀다
개울 건너 언덕에서
친구 개들과 놀던 용개가
후다닥 뛰어 바람처럼 뛰어
개울을 건너온다
너무 용감했나 너무 빨리 뛰었나 에구구
그만 철퍼덕 개울에 넘어졌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일으켰더니
얼굴은 감자처럼 으깨졌고
다리는 냉장고 다리처럼 짧은 개였다
개주인이 개에게 물었다
이 학생들 중에 누가 노벨상을 받겠니?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내 품에 푹 안겨서 뭐라뭐라
내가 노벨상을 받을 거라는 거겠지
자세히 들어보니 사줘 사줘 사줘 하는 거였다
내가 토실토실한 목을 주무르며
뭘 사줘? 노벨상?
아니, 바나 바나 바나나
헉 어이없어
내가 아빠에게 자주 하던 말투네
무슨 이런 개가 있어
용개주인아저씨에게 투덜거리며 물었다
그런데 왜 용개에요?
용띠 해에 태어나서 용개란다
에구구 용꿈인 줄 알았더니 개꿈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