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만난 괴물들 - 9화

“너는 나에게 고마워해야 해” - 은혜 가스라이팅의 기술

by 초연

그 사람은

상대에게 빚을 지우는 데 아주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 빚은 실제 돈도, 실제 도움도 아니었다.

단지 감정적 빚이었다.

어느 오후,

그 사람은 나를 조용히 불렀다.

평소보다 말투가 더욱 부드러웠다.

“요즘 수고 많아요.

진짜 당신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거예요.”

이 말만 보면 칭찬 같아 보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말을 들을수록 가슴이 따뜻해지는 게 아니라,

어딘가 눅눅하게 젖어드는 기분이 들었다.

잠시 후,

그 부드러운 톤 뒤에

그 사람의 본심이 고개를 드러냈다.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당신을 챙기는지 알죠?”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은 흐뭇하게 웃었다.

“당신 같은 사람,

보통은 내가 이렇게까지 안 해요.

내가 진짜 아끼는 사람이라서 그래요.

고마워해야 해요.”

그 순간,

가슴 어딘가에서 작은 공포가 일었다.

고마워해야 한다고?

무엇을?

누구에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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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전략기획 팀장. 일과 관계, 조직과 권력, 기다림과 선택 사이에서 사람이 흔들리는 순간을 오래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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