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대건 Sep 22. 2019

고생도, 즐거움도, 고민도, 기쁨도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는 시원하다.

책을 발견했을 당시, 한창 수영을 배울 때였다. 여전히 수영장 일러스트가 맘에 든다. 일본 문고판의 매력일까. 한 손에 들어가는 사이즈에도 끌렸다.


약간의 거리는 항상 곁에 있었다는 걸 의미할 것이다. 제목에 충실하듯 책 또한 나로부터 약간의 거리를 둔 채 그동안 책상에 올려져 있었다. 그래서 그 약간의 거리를 극복하고 책을 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소노 아야코는 솔직하게 세상을 논하고,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작가는 ‘난 이렇게 생각해. 넌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라고 말한다. 자신의 말을 격언처럼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일 게다. 좋다. 문장 하나하나에서 고생도, 즐거움도, 고민도, 기쁨도 많았던 작가의 삶이 느껴진다.


삶을 통해 자신의 중심을 스스로 찾아낸 사람은 누구라도 본받을만하다. 하지만 자신이 자신의 중심이 남에게도 중심이어야 한다고 믿는 이들도 많다. 다행스럽게 소노 아야코는 후자는 아닌 것 같다.


모두 읽고 약간 더 먼 곳에 책을 두었다. 괜히 극복했다고 여겼다. 그냥 눈에 보일 때 읽을 걸 싶었다.(17.07.30)

매거진의 이전글 아로새겨 넣은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