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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대건 Sep 25. 2019

내가 무시한 흔적들

김금희의 <조중균의 세계>는 이해에 관한 단편소설이다.


대개 ‘이해하지 못하겠어’라는 말은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뜻을 가진다. 사람의 말과 행동도 그와 다르지 않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왜 사랑하는지, 왜 미워하는지, 왜 떠나는지, 왜 죽이는지 모두 자기가 아는 만큼만 이해할 따름이다.


그래서 사랑과 미움, 상처, 죽음 모두 나름의 노력이다. 노력이 성공할 때도 있고, 빗나가기도 하고, 어쩌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이미 노력하고 있기도 한다.


아마 노력은 인간의 불안을 감추기 위한 본능이었으리라. 진화한 인간이라면 본능을 극복하고 노력 없이도, 아니 노력 따위 고민하지 않고도 삶을 살아갈 것이다. 조중균의 세계는 이해의 노력이 사라진 만큼 진화한 공간이다.(1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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