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섬이다.
#1.
사람이 섬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해수 밑으로 섬들이 연결되어 있듯
사람도 그렇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바다는 우리를 닿을 수 없는 거리로 갈라놓고,
파도는 끊임없이 우리를 갈고 갈아,
예리하고 날카롭게 다듬는다.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연결될 수 없는 섬들,
삶은 그저 외로운 독백일 뿐.
독백은 우리의 운명이며,
운명은 우리의 목을 넘어 숨길 앞에 출렁인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더 깊이 외롭고,
별빛조차 닿지 않는 심연해서
허덕인다.
그 순간,
멀리 뱃고동이 울린다.
고독의 바다 속에서,
우리를 잇는 것은 보이지 않는 울림,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꽃이 피고 꽃이 지는,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세상 돌아가는 변하지 않는 울림.
그렇게 울림으로 연결된 인간은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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