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꽃이다.
#1.
옹기종기 모여앉아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카메라 하나 든 낯선 이방인을 향한 그녀들의 모습은
어릴 적 시골집에 온 동네 아이들이 모여 만화영화를 보던 모습, 딱 그대로다.
세월처럼 쌓여가는 수다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푸짐하다.
"나야 영감이 없으니까 괜찮은데, 이 집 영감은 할멈 기다리다가 배고파서 먼저 세상 뜰거야."
소녀처럼 깔깔깔 웃는 그녀들의 우스갯 소리에
나도 그녀들 사이에 끼어 함께 수다를 떨고 싶어졌다.
그녀들 머리 위로 세월의 꽃이 만발하다.
그녀들의 세월은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