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랑냥이 Dec 24. 2017

행복을 가까운 곳에 두고 싶다면 생각해 볼 것들

마음의 공간을 풍요로움으로

공간은 언제나 채워짐과 비워짐을 반복한다. 누구에게나 마음에는 스스로가 인식하는 나름의 공간이 존재한다. 모든 공간이 그러하듯 그곳에서도 언제나 비움과 채움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

사람은 누구나 개인적 공간이 부여되었을 때 그곳에 물질적인 것들을 채우고자 노력한다. 침대와 옷장, 책상, 의자와 같은 가구, tv와 컴퓨터, 스마트 기기 같은 전자기기, 청소도구와 휴지통, 문구와도 같은 생활용품, 개인의 취향에 따른 취미용품들이 그러하다. 물론 기본 이유는 생활의 필요 덕분이다. 공허한 공간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곳에 무언가를 채워 넣는다. 공간에게서 느껴지는 편안함과 안락감은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의 채워짐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작은 감각이기 때문이다. 기본적 필요에 의한 물건이 갖춰졌다면 이제 그 공간에서는 생활이 시작된다. 생활은 언제나 그러하듯 물건의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게 만든다. 사람에게는 언제나 필요한 것들이 존재하고 버려야만 할 것들이 쉽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

많은 이들이 인지하지 못하지만 공간을 채우는 것은 꼭 물질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밝음과 어둠을 전달하는 빛, 따스함과 차가움을 전하는 온도, 나름의 채취를 느끼게 하는 향기, 부드럽거나 달콤한 때론 즐거운 음악 그리고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대화에 의해서도 공간은 채워지기 때문이다. 나름의 공간을 아주 잘 만들어놓은 사람들에게 공간이란 편안하고 안락함을 제공한다. 필요에 의한 물건들과 취향에 의해 갖춰진 공간은 나름의 안정감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한 주변인이 자신의 마음속 어려움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면 많은 이들은 그 마음을 비워보기를 권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해볼 것을 권한다. 짧은 비움과 채움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처럼 답답한 공간에 시원한 바람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기에 그러하다.     

/

간혹 어떤 이들은 자신의 공간을 여러 가지 이유로 하염없이 그곳을 방치해 놓기도 한다. 불편함과 불쾌감, 압박감과 부담감이 끊임없이 전달되는 공간일수록 그 공간에 다가서는 것에는 필요 이상의 용기가 요구되는 것이기에 그러하다. 마음의 공간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다. 간혹 가족과 형제, 진정 어린 친구와 운명적 사람이 낯설거나 자연스럽게 그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설 때도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일상적 상황에서 그 문을 열고 닫을 권한은 지극히 개인에게 부여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간혹 마음을 답답하게 느끼는 이들에게 주변인들은 ‘마음을 열라’는 표현을 쉽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쉬운 해결점이라 믿지는 않는다. 때론 중요한 것은 그곳의 열림과 닫힘이 주안점이 아니라 ‘그 장소가 얼마나 풍요로운 것들에 의해 형성되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

이 글의 결론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얘기 일지도 모른다. 행복을 가까운 곳에 두고 싶다면 마음을 항상 열어 놓거나, 닫아 놓을 필요도, 개인의 욕망만을 축적하거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화려한 치장을 해 놓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마음은 꼭 그래야만 하는 공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이라는 공간에 행복을 가까이 두고 싶다면 가끔 그곳에 어여쁜 꽃 한 송이를 놓아 바라보는 것, 편안한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볼 수 있는 여유를 남겨 놓는 것, 좋아하는 물건들을 보이는 곳에 놓아두거나 자주 들여다보며 쓸고 닦는 것, 즐거워지는 작은 웃음을 만들거나 떠올려보는 것, 이런 것들이 그 공간을 풍요롭고 안락하게 만드는 좋은 개체가 되어주는 것은 아닐까! 물론 가끔은 낯선 이들을 그곳에 초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같이 게으른 이들은 그것을 핑계로 자주 하지 않았던 대청소를 행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전 06화 우울함이 온다면 생각해 볼 것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