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내지 못한 결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눴다. 약 1년 8개월의 시간이 지난 지금의 난 결국 신뢰를 보여주지 못했다. 과정은 있었지만 직장 외의 대안으로써 생계를 꾸려나갈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맥이 빠지지만 결론은 결론이다. 이게 내가 직시해야 할 현실이고 인정해야 할 내 현재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제 점점 마감 기일이 다가온다. 얼마 남지 않았다.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시간.
이제 이 얘기도 지겨울 정도다. 넘지 못한 나의 어떤 지점에 대한 고뇌 말이다. 답답한 마음에 세 걸음은 더 나아간 듯 보인 작가님 한 분께 만남을 청했다. 그리고 오늘 그분과 만나 2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나눌수록 내가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는지 깨닫게 된다. 돈을 버는 것과 창작의 영역 사이에서 내가 머물러 있는 곳은 창작의 영역이었다. 그러면서 돈벌이를 바랐다니. 한동안 같은 마음으로 고민했다는 작가님은 지난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이젠 창작자의 마음을 많이 내려놨노라 고백했다. 서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역시 현실은 현실이기에.
타협이라면 타협일 수도 있고 창작의 삶을 위한 우회적인 전략이라면 전략일 수도 있는 그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게 오늘 대화의 골자였다. 작가님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알레 님은 혹시 정말 돈만을 쫓으며 행동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사실 보통의 경우 돈만을 쫓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이 질문은 오히려 뒤통수를 때리는 질문이었다.
질문의 요지는 정말 돈만을 쫓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결국 1인 사업이든, 스몰 비즈니스든 무엇이 되었든 돈을 버는 사람들은 돈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크다는 점이었다. 그것이 드러나는 채널에서는 선한 메시지 안에 감춰져 있을 뿐.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또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액션. 행동하라. 돈을 벌고 싶다면 돈을 벌 수 있은 곳에서 독하게 행동하라는 것이었다. 작가님이 컨설팅을 하거나 미팅을 했던 여러 사업가들의 경우 기존의 없던 영역에서 새롭게 서비스를 구축한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기존 산업에 뿌리를 내린 상태에서 새로운 것 한 가지를 더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리고 SNS에서 보이는 것 이외의 파이프 라인들을 구축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말을 더했다.
이젠 나도 인정하게 된다. '누구나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는 비어있는 부분들이 참 많았음을. 저 명제는 분명 거짓이 아니다. 그러나 개개인들 마다 좋아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의 비율은 분명 다르다. 누구는 5:5 일수도 있고 다른 누구는 1:9 또는 9:1 일수도 있는 거다. 결국 자신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했음을 이제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닫는다.
이제 남은 시간 동안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까.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야만 할까. 다시 깊은 고민에 빠진다. 마감기일이 다가오는 지금, 저물어 가는 하루가 오늘따라 빠르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