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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Sep 21. 2023

긍정의 셀프 피드백으로 자존감 살리기

최근 한동안 마음이 유난히 가라앉았다. '왜 그럴까.' 마음에 집중해 보고, 나의 루틴을 점검해 보면서 종합적으로 진단해 보았다. 그리고 발견한 한 가지 중요한 이유. 셀프 피드백이었다.


사람은 이성적 보다는 대체로 감정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더 크다. 그중에서도 특히 감정에 더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유심히 점검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무의식중에 내뱉는 말버릇이다.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최근 들어 나의 부정적 언어가 감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감했다. 육아하며 일을 쉰 지 2년이 되니 불안감이 스미는 날들이 반복되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언어는 부정적으로 변해갔다. 어떤 날은 실제로 벌어지지 않은 상황까지 구태여 상상해 가며 마치 내가 그 모든 것의 원인인 듯 스스로를 탓하는 날도 늘었다.


원인을 알고 나니 당장 나의 표현을 바꿔야 하는 게 시급함을 깨달았다.


근래에 자주 들었던 감정은 '실패감'이다. 하는 일이 진척되지 않고 여전히 내용 파악도 온전히 되지 않다 보니 점점 회피하기 시작했다. 하루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나니 그다음엔 하루 이틀 점점 건너뛰게 되었다. 마음도 멀어지고. 결국 마음 한편의 부담으로 남아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불편함을 더했다.


혼자서 맡아 하는 일이다 보니 누구와 논의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과 불편한 책임감이 부딪히니 일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부정적으로 변했다. 결국 상황에 대한 원망과 동시에 그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나의 무능함을 자책하는 말들을 자주 내뱉게 되었고 그 표현들은 다시 나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나는 나의 실패감을 끊어내고 싶었는데 생각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잘 몰랐다. 그러던 중 마침 책에서 한 문장을 만났는데, '실패가 아니라 실험'이라는 표현이었다. 책 속의 내용을 부연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애초에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완벽하게 해내는 일을 바라는 것도 잘못된 바람이다.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내가 잘하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알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어떤 것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또 다른 것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에 이르렀을 때 그것을 실패라고 여기는 것은 애초에 완벽해지길 바란 마음에 기인한 것이기에 잘못된 것이다. 고로 실패가 아니라 나를 알아가기 위한 실험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책의 내용이다.


정확히 나의 마음을 해석해 주는 기분이었다. 나는 바로 눈을 감고 소리 내어 나에게 이야기했다. '지금 나는 실패한 게 아니라 실험 중인 거야'라고. 놀랍게도 마음이 뭉클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반복해서 되뇔수록 이전의 실패감으로 뒤덮인 마음이 맑아짐을 느꼈다. 


셀프 피드백은 자아 성찰과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자칫 부정적인 감정이 섞여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긍정의 셀프 피드백을 모든 상황을 무조건 긍정하라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어떤 상황이든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인지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다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만약 자주 무기력감을 경험하고 있다면, 또는 최근의 나와 같이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주입하고 있다면 지금 잠시 하는 일을 멈추고 나의 표현을 생각해 보자. 사실 나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건 나 자신이었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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