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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신기한 사람들과의 만남

by 알레

가끔 친한 친구들에게 어떤 인플루언서를 가리키며 ‘너 이 사람 알아?’라고 질문을 건넬 때가 있다. 그러면 열에 열은 다 모른다고 한다. 사는 세계가 다르기에.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유독 ‘어?! 그 사람 저도 알아요!’ 라든가, ‘완전 잘 알죠! 그분 콘텐츠 자주 봐요!’라는 반가운 답을 듣게 될 때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과 만나면 우린 서로를 신기해한다.


자기계발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대체로 일면식도 없지만 삶의 결이 맞기에, 오랜 친구들만큼 오래 알던 사람인 듯 서로가 편하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난스러워 보였던 우리들은 우리들만의 안전지대에 함께 모인 순간 마치 물 만난 물고기인 것처럼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콘텐츠 이야기, 사는 이야기, 건강 이야기, 육아 이야기, 글 쓰는 이야기. 주제도 다양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어디든 모임을 가면 보통 저만치 나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 편인데 서로가 신기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남 자체가 인사이트를 주니 누구와도 한 마디를 더 나누는 게 그저 즐겁기만 하다.


삶은 이렇듯 어느 순간 어느 누구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재밌다. 학교나 직장에서처럼 누군가 짜 넣어둔 억지스러운 만남이 아닌 취향의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보니 오히려 자리를 뜨고 싶지 않은 마음을 억눌러야 했다.


우스갯소리로 밤을 새도 모자랄 거라는 말이 오늘의 만남에선 진심이었다. 약 5시간을 앉아있었지만 한 마디를 나누지 못한 분도 있었으니.


이런 모습이 말 그대로 핵개인의 시대에 걸맞은 모양새이지 않을까. 더 작게, 더 세분화되어 각자의 삶의 영역을 구축하며 살아가는 시대에 핵개인의 연대는 오히려 공고하다. 필요와 결핍이 더해진 만남.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서로의 필요가 서로를 끌어당기면서 동시에 여전히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 한편에 남아있다. 그래서 같은 결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오늘이다.


집에 돌아가는 길 오늘 만남을 떠올리며 생각나는 대로 몇 자 적어 보았다. 서로 신기한 사람들의 만남이라 제목을 지었지만 사실은 우리만의 안전지대를 넘어 안정지대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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