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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Jul 25. 2024

50살의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

50살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이 맘쯤이면 퇴사한 지 3년 정도 지났겠다. 어떻게, 계획대로 잘 되고 있어? 하하, 아마 아닐걸?

퇴사할 무렵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며 세웠던 10년 계획. 기억하지? 어떤 것 같아? 얼마나 진척이 있는 것 같아?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이미 지나왔기에 작은 위로를 보낸다. 그 시절, 나 쫌 많이 괴로웠거든. 지금 너에겐 현재 진행형이겠지만. 

그래, 뭐 천기누설이라 말하면 안 되는 거 알면서도 너 힘내라고 지금 내가 어떤 모습을 살고 있는지 귀띔해줄게. 흠. 그냥 똑같은 일상을 살고 있어. 아내랑, 아들이랑, 셋이 늘 살아오던 대로 그렇게. 실망했어? 일단 끝까지 읽어봐!

환경은 아주 많이 달라졌지. 아! 지금도 난 백수야. 하하. 놀랍지? 근데 그때와는 전혀 다른 백수지. 

그 시절엔 돈벌이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불안감과 피로감 속에 머무르던 백수였다면, 50살의 너는 다 이루고 난 뒤 원하는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백수로 살고 있어. 천기누설은 여기까지만!

꼭 이야기해 주고 싶은 게 한 가지 있어. 2024년에 너는 성공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모든 조건을 이미 다 갖추고 있다는 거야. 단지 너 자신이 그걸 믿지 못하고 있을 뿐. 아마 그 쯤이면 코칭을 받기 시작했을 텐데. 맞나? 그랬을 거야. 그때, 한 달 정도 코칭을 받았는데 그 시간을 통해 큰 벽을 깨뜨릴 수 있었어. 그러니 기대해도 좋아. 그다음부터 너의 삶은 완전 다른 삶이 이어질 거니까.

자연스러운 그 흐름을 따라가 봐. 마음이 이끌어 가는 그곳으로 가볍게 바람을 타는 독수리처럼 그냥 마음의 바람을 타고 가봐. 삶은 분명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건데, 지나고 보면 너의 계획이 얼마나 스케일이 작았는지 알게 될 거야. 지금의 난 네가 상상할 수 없는 큰 일을 하고 있거든. 이것도 힌트를 줄까? 

네 안에 남아있는 그 작은 불씨를 들여다봐바. 그게 10여 년이 넘도록 계속 남아있었던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될 테니까.

앞으로도 힘든 일 많을 거야. 진짜 답답하고 다 놓고 싶은 순간도 계속 있을 건데, 꼭 기억해. 너에겐 성공 아니면 성장만 있다는 걸. 실패는 없어.

마지막으로 진짜 딱 한 가지만 더 당부할게. 살 빼라. 밤에 놀지 말고 일찍 자고. 진짜 그것 때문에 한 번 제대로 혼난다. 이건 당부가 아니라 경고야. 부디 알아먹길 바랄게.

그럼, 50살에 만나자. 

50살의 알레가 2024년 7월 25일을 지나고 있는 알레에게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해 보았다. 마침 오늘 코칭을 받고 돌아왔다. 코칭에서 나눴던 대화들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가운데 이 편지를 작성하니 다시 한번 마의 바람이 복기되는 기분이 든다. 


'모든 것을 다 이루고 난 뒤 50살이 된 오늘, 나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마침 코칭 중에 이 질문에 답을 했다. 한때는 모든 것을 다 이루고 나면 세계여행이라도 떠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나의 대답은 편지글에 적힌 대로다. 그냥 일상을 살고 있다. 


그동안 글을 쓰며 일상의 소중함을 여러 차례 글 속에 담아왔다. 나에겐 행복도, 자유도, 감사함도, 모두 일상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그 일상은 나의 가족들과 함께 안전하고 안락하며 안온한 삶이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은 이유는 바로 이런 삶의 궤도에 접어들고 싶어서다. 그리고 돈 생각하느라 더 가치로운 것들을 바라보지 못하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나는 통로가 되고 싶다. 부, 사랑, 헌신, 신뢰, 만족, 감사, 등 좋은 것들을 흘려보낼 수 있는 통로. 


편지 글 속에 담긴 내 안에 남아있던 작은 불씨는, 내가 사는 지역에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모두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길 바라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사그라들지 않고 정말 아주 작은 불씨로 남아있는 바람이다. 신기하게 이 작은 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변을 활활 태울만큼 힘이 세지도 않아서 평소 잊어버리고 살다 어떤 특정 계기로 인해 '아, 저게 아직 타고 있었네?'라고 인식될 정도다.


오늘 이 작은 불씨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대체 무엇이 꺼지지 않게 했을까? 대체 이 작은 불씨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고 싶은 걸까? 어쩌면 이 안에서 중요한 삶의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50살이 되었을 때 편지에 적힌 그대로 이뤄질지는 당연히 미지수지만 적어도 그리로 향하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생기기도 한다. 기대해 보자. 앞으로 내가 어떤 걸음을 내딛게 될지. 그리로 향하는 과정 중에 어떤 일들을 맞닥뜨릴지.


앞으로의 모든 여정을 글 속에 계속 담아봐야겠다. 나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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