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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rce Dec 07. 2020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장예원 작가 책 리뷰


퇴사라는 주제에 대한 책이 있을 때 그냥 지나치기 힘든 요즘이다. 어떻게 흘러갈는지 모를 30대를 보내는 요즘.. 쉬면서 마주한 책이 있었다. 장예원 작가님의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우연히 장예원 아나운서님을 유튜브서 접했을 때 나는 조금 놀랐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TV프로인 동물 농장에서 많이 보던 얼굴이었다. 분명 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으신 분이었나 싶었다. 내가 회사에서 가진 공적 이미지와 친구들을 만날 때의 사적 이미지가 다르듯이, 사람들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유튜브 영상 안의 그녀는 TV 화면 속의 인물과 아예 다른 사람 같았다. 훨씬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달까. 그 큰 차이가 나에겐 왜인지 놀랍게 느껴졌다. 본인의 단독 채널에서 사생활을 오픈하는 연예인들은 늘 있어왔지만 방송과 그렇게까지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았었나 보다. 이 차이를 장예원 아나운서님 채널을 보고 처음 느낀 것을 보면.


어쩌다 퇴사를 하셨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고, 또 이어서 책도 출간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에세이라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셨나 보다. 책 한 권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어떻게 퇴사를 결심하게 되신 건지 궁금했다. 그녀는 충분히 유명한 방송인이었지만 그 이상의 도전을 하기엔 직장이 발목을 잡았을까.  그녀의 경험과 결정들은 어떤 단어, 글로 전달되었을지.. 책을 통해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책에는 유명 방송인, 아나운서의 삶이 에세이로 생생하게 그녀의 고찰과 함께 담겨있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그녀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직장인의 생활을 써냈다는 점이었다. 첫 챕터 제목인 '간판 아나운서가 아니라 8년 차 직장인입니다.'라는 제목을 보고는 왠지 씁쓸했다. 나도 나 자신을 디자이너가 아니라 직장인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녀와 나는 전문성도 다르고 나이도, 연봉도 다르다. 하지만 그녀도 결국 직장인이다. 무수한 재능과 개성들이 그저 직장인이라는 이름 하에 회사에만 속하는 존재로 엇비슷하게 맞추어진다. 그 안에서의 치열함은 저평가당한다. 늘 그렇듯 그나마 회사 밖보다는 안이 좋은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회사가 정글이면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 정글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를 잃고 있다면, 그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


보이는 삶에 젖어들기보다,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

당장 눈에 띄지 않아도 진짜 행복을 좇으려고 노력하는 것.

남의 시선에 사로잡히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켜내는 것. (18p)






친한 언니가 말해주듯 입사 면접을 잘 보려면 연애를 많이 하라고 조언해주는 챕터도 기억에 남는다. 연애를 많이 할수록 자신을 어떻게 어필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무슨 소리일까.. 싶었는데 읽다 보니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모두 각자의 세상을 가지고 있다. 그 세상은 많이 내보일수록 성숙해진다. 이리저리 당하고, 다치고, 깨지면서 성장한다. 그런 극한 감정이 사랑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사랑하기에 배우고, 사랑하기에 깨진다. 상처 받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무섭지만, 사랑했던 시간 때문에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은 언제나 나를 발전시키곤 한다. (물론 나의 경우는 연애한 것에 비해서 입사 면접은 잘 못 봤지만..)



거울 보는 횟수보다 자신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원하는 꿈에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80p)




가볍고 밝은 문체, 그 안에서 가끔씩 드러나는 진심들. 난 장예원 아나운서님처럼 밝고 긍정적인 문장으로 써 내려가지는 못하겠지만 그녀를, 나를, 우리를, 수많은 직장인들의 용기 있는 도전을 언제나 동경하고 응원한다. 누군가에게나 어떤 선택을 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퇴사나 이직, 창업 등 어느 하나 쉬운 결정이 있을까? 자기 자신이 이미 익숙해진 곳을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결정을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장예원 작가님은 그 자체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제일 못하는 삶의 방식, 적당히 살아가는 것.. 이런 나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을 건넸다.

" 가볍게 살아, 때로는 막살아도 괜찮아." (100p)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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