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 : 어장 안의 물고기, 잡힌 물고기가 되지 말아라.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흔히들 나는 지금 어장 관리를 당하는 것일까에 불안해하곤 한다. 실제로 그런 일은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곤 한다. 어장관리란 무엇인가. 사귀지도 않으면서, 메시지를 주고받고,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미끼를 던져주면서 정작 무슨 관계인지는 정의 내리지 않곤 한다. 그 사람들은 여러 사람들을 그렇게 가볍게 걸쳐두고 잘되면 그만, 안돼도 그만인 관계를 이어간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나의 경우도 의도치 않게 어장 관리라는 행위를 한 적이 있는 것 같다. 쓸데없는 친절을 너무 흘리고 다니면 사람들은 오해를 하곤 했다. 나는 이성도 친구로서 만나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그들의 감정에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하니 꽤나 미안하다. 이런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어장 관리를 의도하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함부로 웃어도, 함부로 연락을 해서도, 뭔가 선물을 받거나, 함부로 같이 무언가를 해서도 안된다.
문득 궁금해진다. 왜 흔히들 연애를 낚시에 비유하는 것일까? 잡힌 물고기가 되었다. 잡힌 물고기엔 밥을 주지 않는다. 너는 어장에 있다. 심지어 래퍼 빈지노는 이렇게 가사를 썼다.
어항 속에 갇힌 고기들보다
어쩌면 내가 좀 더 멍청할지 몰라
네가 먹이처럼 던진 문자 몇 통과
너의 부재중 전화는 날 헷갈리게 하지
너의 미모와 옷 입는 스타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너의 어장의 크기는 수족관의 scale
< 빈지노 - 아쿠아맨 >
모두 공감하는 어장관리에 관한 가사이다. 왜 하필 물고기지?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물고기처럼 멍청해져서 그런 것일까. 먹이로 던진 미끼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 눈앞의 먹음직한 미끼를 물 수밖에 없는 물고기들처럼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호의 앞에서 한없이 멍청해지곤 한다. 떨리고 설레는 감정이 우리를 물고기로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연애를 물고기에 비유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생선 비린내 나는 악취 나는 비유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장이라는 표현도, 행위도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어장을 만든 어부나, 어장에 들어가는 사람이나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는 각각의 개인이지 호의가 있다고 해서 서로의 소유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하나하나 특별하고 우주같이 큰 세상을 가지고 있다. 감히 누가 하나의 우주를 어장이라는 작은 틀에 가둘 수 있을까. 사랑을 한다고 해서 우리는 인류에서 갑자기 저능한 물고기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을 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헷갈리게 하는 사람과는 장단을 굳이 맞춰주지 말고 무시하면 된다. 단도직입적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때로 사람들은 서로의 합의하에 물고기 같은 삶에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로가 그런 관계에서 행복을 얻는다면, 굳이 관계 정립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히려 건강하지 않을지언정 진정 자유로운 연애일지도 모르겠다. 서로를 어장에 가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진정한 자유를 준 관계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그 대상의 물고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관계는 상처로 남을 것이 분명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