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혼자 패키지여행으로 간 태국 여행(1)

연차 3일 전에 갑자기 여행이 가고 싶어 졌다.

by alerce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본 패키지 투어 여행은 2014년에 갔던 태국 여행이다. 회사에 입사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갑자기 업무 일정 상 급하게 휴가를 내야만 하게 되었다. 3일 뒤 휴가인데 뭔가 재밌는 일이 없을까, 하다가 여행이나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에 이르렀다. 이제 돈도 버는데, 좀 더 알찬 연차를 보내야 하겠다는 생각에 여행이 떠오른 것이다. 회사에 오니 연차를 대충 허비하는 '내 시간'이 아까웠다. 내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는 때가 거의 없으니 말이다. 돈보다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연차를 쓸 때면 늘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꼭 챙겨가게 되었던 것 같다. (회사 오고 오히려 여행 집착증이 생긴 것 같다.)


하지만 3일 남기고 여행을 같이 가려는 친구를 찾기는 너무나 어려웠다. 갑자기 태국을 가자는 나에게 다들 어리둥절해했다. '태국 가자' ' 언제?' '3일 뒤에' '갑자기? 잘 다녀와~'의 패턴이었다. 하.. 너무 여행이 가고 싶은데 (뉴욕 갈 때만 해도 여행이 무슨 재미인가 했던 사람 여기요), 혼자 태국 가기에는 너무 무서웠다. 인터넷에 [여자 혼자 태국 여행] 이런 키워드 들을 검색해봐도, 그럴싸한 자유 여행 후기는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패키지 투어를 가보면 어떨까?'라는 결정에 도달하게 된 것은.


급하게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인터넷 쇼핑하듯 투어를 예약할 수 있었다. 적당한 브랜드의 여행사에서 혼자 가는 것으로 예약을 했다. 바로 전화가 왔다. 방을 2인으로 같이 써야 수지타산이 맞는데 난 혼자여서 안된다고 했다. 같이 갈 사람 한 사람을 더 구해보시라는 전화였다. 혹시 혼자 쓸 거면 둘의 숙박비용을 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혼자 갈 테니 2인 숙박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당시 나는 돈을 물쓰듯 쓰던 신입사원이었다.)


패키지는 적당히 싸기 때문에 그렇게 손해가 아니었다. 모르는 사람과 방을 쓰느니 혼자가 나으리라. 나는 그렇게 혼자 짐을 챙겨 공항에 가게 되었다. 첫 해외여행을 혼자 가서 그런가, 혼자 가는 여행에 큰 거부감은 없었다. 단지 동남아시아는 처음이기도 하고, 당시의 내 생각엔 미국, 유럽 같은 대도시들보다 조금 더 위험한 나라의 느낌이었던 것 같다. (태국도 완전 대도시이던데, 오해했다.) 내 신변이 걱정되어 우르르 다니는 패키지 투어를 신청한 나. 하지만 경험은 이것저것 해봐야 나와 맞는 방향을 알 수 있는 것이니까,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난 패키지 투어를 같이 가는 사람들과 뒤섞여 태국에 도착했고, 패키지 투어란 무엇인가를 찐하게 경험하고 돌아왔는데, 두 번다시 이용하지 않은 것을 보면 내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일단 장점은 내가 따로 어디를 갈지, 무엇을 먹을지 계획을 세울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고, 가끔씩 국제 운전을 해야만 갈 수 있는 좋은 곳에 나를 내려준다는 것이었다. 또한 가이드님이 있어서 나름대로 도시의 역사나 잡지식을 배우면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점은, 내가 세운 계획이 아니므로 맛없는 음식점(특히 알 수 없는 한식 식당..)을 자꾸 데리고 간다는 점, 이상한 쇼핑몰에 가서 온갖 쇼핑을 강요당한다는 것이었다. (그때산 라텍스는 그래도 아주 잘 사용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이렇게 멀리 와서 내 시간이 그렇게 쓰이는 점은 조금.. 아니 많이.. 아쉬운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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