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던 시절, 자기 일에 열정이 넘치던 후배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같은 팀원으로 저와 가까이 일했습니다. 한 번은 그 후배가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제가 위로를 건네니 그녀가 바로 하는 말, "괜찮아요, 이번 기회에 배웠거든요." 그녀의 멘탈이 참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만이 아니었습니다. 거의 매번, 그녀는 남들이 "실패했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배웠다"라고 말버릇처럼 이야기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은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성공과 배움이구나. 그녀는 지금 제가 다니던 회사보다 더 규모가 큰 회사로 이직해서 여전히 열정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연봉 1억 5천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기억나는 후배가 있습니다. 대학 때, 외국계 기업 취업 스터디를 같이 한 학교 후배입니다. 그녀는 졸업 후에 글로벌 제약사 한국 지사에서 일을 하다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열정 하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후배로 기억합니다.
그런 그녀가 주로 사용하는 두 가지 언어가 있었습니다. "몰라요"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죠." 그녀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프레임이 아닌, 아는 것과 알아갈 것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몰라도 아는 척할 만한 것도 그녀는 모른다고, 알고 싶다고 매번 표현하는 후배였습니다. 그녀의 솔직함에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금세 모르는 것을 알아버리는 능력에 감탄하기도 하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체면 때문에 모르는 것도 아는 척을 합니다. 그녀는 달랐습니다. 그녀는 이제 얼마나 많은 앎을 쌓아왔을까요?
저는 최근 가족을 데리고 1년 동안 캐나다에 거주하였습니다. 캐나다에 살 때, 큰 아들의 캐나다 친구 중에 유독 다음 단어를 많이 쓰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Why not?" 제가 새로운 놀이를 제안해도, "Why not?" 새로운 한국 음식을 제안해도, "Why not?" 한국어로 바꾸면, 안 할 이유가 없죠 정도의 뜻일까요? 큰아들은 그냥 "네" 정도로 할 이야기에 "why not"을 입버릇처럼 쓰는 친구. 그 아이는 세상을 안 할 이유가 있는 일과 안 할 이유가 없는 일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는지도 모릅니다. 반복해서 그의 말을 듣다 보니 참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캐나다에서 길거리를 다니면, "How are you?"라는 말을 자주 듣고, 저는 자주 “Great, how about you?"라고 말하게 됩니다. 그런데 "I am great"라는 말을 하는 순간, 이미 저의 기분은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말하는 것이 나의 기분과 자세를 결정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Why not" 하는 순간 도전 정신이 생기고, "Great" 하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결국은 나의 자세를 결정하고, 그런 나의 자세들이 모여서 나의 태도를 결정하고, 그런 나의 태도가 나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요?
탈무드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승자가 즐겨 쓰는 말 “다시 한번 해보자”
패자가 즐겨 쓰는 말 “해봐야 별 수 없다.”
내가 매일 쓰는 말이 나를 조각합니다. 긍정적인 말을 자주 쓰면 긍정적인 운이 들어오고 부정적인 말을 자주 쓰면 부정적인 운이 들어옵니다. 나의 말이 나를 만드는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내가 운을 끌어당기는 주체가 됩니다. 좋은 말을 쓰는 것은 결국 자신의 운을 좋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