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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스키드 May 09. 2024

아파트를 사기엔 돈이 부족하다.
그래서 선택을 해야한다

대출을 안고 들어가 살든지, 대출 없이 임차를 주든지

마지노선( Ligne Maginot)
- 프랑스의 방어 요새
- 일반적으로 ‘최후의 보루‘와 함께 쓰이는 말


“(돈의 제약 없이) 서울 어디서 살고 싶어요?”


이 물음에 대답할 요즘 사람들의 손꼽을 동네와 아파트들은 아마 열 손가락 안에 수렴이 될 것이다. 

누구나 제약 없이 들어가 살고 싶은 선망의 공간들이 있고, 실제 그 동네의 아파트 단지들은 

현재 대한민국 서울을 살아가는 우리가 봐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좋은 조건을 다 갖췄다.


그것이 사회 생활로 인해 학습을 받은거지, 정말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고? 그러면 당신은 오롯이 당신만의 선택을 하면 된다. 나는 당신의 그 선택과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진심으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다수가 아닌 나만이 가진 주거의 가치는 누구도 심어줄 수 없는 고귀한 것이다.
시류에 흔들릴 필요가 전혀 없다. 삶은 오직 나만의 것 아닌가?


내가 고등학생 때, 학교 근처에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입주를 시작했고, 

주거 공간 자체가 상징하는 부의 개념이 어린 우리들의 삶에도 스며들었다. 


양재천도 그 이후로 정비가 되며 많이 좋아졌다. 등하교길에 걷던 그 길이 지금의 양재천으로 성장하는데는 타워팰리스 단지가 들어서며 정비가 되던 바로 그 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도곡동 주변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성인이 되어 가까운 거리에 직장을 얻은 뒤에도 양재천과 타워팰리스 인프라를 활용했다.


잘 들어온 아파트(주거) 단지가 가져오는 인프라의 성장,
그리고 그것을 누리는 가치를 나는 10대 시절부터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 것이다. 
타워팰리스에 살지 않아도, 그들로부터 파생되는 삶의 더 나은 가치를 함께 누린다는 것.


전통의 강호라면 상권과 학군, 지하철역 및 직주근접을 모두 갖췄을 것이고,

신규 강호라면 단지 내 초등학교, 재정비된 단지 인접 인프라, 새로운 전철역 인접 등의 

조건을 갖췄을 것이다. 위해요소가 적은 것은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왜 이렇게 환경에 대한 서론이 길었냐고? 그만큼 어릴때부터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이 경험이 곧 나중에 성인이 되어 거주지를 정하는 '마지노선'의 근거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마지노선.

주거에 있어서 물러설 수 없는 조건이 있을 것이고,

대부분 어떤 아파트라기보단 어떤 동네일 것이다.


애초에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서울보다 수익성이 높은 다른 지역을 선택할테니 해당 내용은 제외


어떤 동네가 좋을까.

내게는 내가 살고 싶은 아파트는 강남구에 어떤 방식으로든 가까운 위치에 있는 자치구를 원했고, 

다리 하나 건너편으로 강남구의 모 지역이 위치한 곳을 정할 수 있었다.


대학생 시절에 자주 방문했던 경험이 있어, 이정도면 위치와 교통 면에서 만족할 수 있겠다는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10대와 20대의 '삶의 경험'으로 희망 거주 지역을 좁히고,

그 안에서 가용한 범위의 예산을 고민하고 최소한의 조건들을 만족하는 선택.


그리고 계약을 이뤄낸 바로 다음 날, 

나는 내 집에 들어가 살 수 없는 두번째 이유를 깨달았다.


생각보다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액이 적었다.


애초에 내 돈 전부로 들어가긴 어렵다는 생각을 했고, 

빚을 내는 것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고 과감히 대출을 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아파트를 사야하니,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나름의 큰 타협.


당시 살던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빼고 모아둔 돈을 더하면, 

"이정도의 대출은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순서는 이렇다. 내가 일으킬 수 있는 자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자금에 맞는 아파트 매수 계획을 세우고(어떤 동네의 어떤 아파트를 살지),

실제 계약을 하게되는 것이 수순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걸 모두 따지고 파악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앞선 에피소드에서 이야기했듯이, 절체절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2017년 이후 두번째 큰 상승 바람이 불었던 2018년 늦여름이었기 때문에,
'일단 내가 원하는 동네의 아파트가 매수할 수 있으면' 계약금부터 밀어넣어야 하는
시기라서 저런 고민을 할 겨를이 사실 없었다. 일단 '집주인'이 되었어야했다!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몇년, 몇 십년을 집을 못살까라는 두려움은 제법 이겨내기 힘들다. 어떻게 해서든 집을 사야했고, 그 다음에 고민을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론, 옳은 선택이었지만

흔히들 생각하는 주택 관련된 대출 중에서, 우리는 두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내 명의의 집에 내가 들어가 살면서 일으킬 수 있는 기본적인 대출.

집으로 대출을 일으킨다면 당연하지만, 내가 들어가 살아야 한다.

상술했듯 내가 집을 사던 시기는 부동산 시장을 얼리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가장 강할 때라,

LTV DTI DSR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제약이 날로 증대되었다.


결국, 주담대를 통해서는 내가 집에 들어갈 '현금'이 부족함을 깨달았다!

그럼 다음 옵션은 뭐가 있을까.


마이너스 통장.

마통 자체는 사실 내 집 입주보다는, 전세 시 가끔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이 된다.

내 현금을 이용해서 낮은 보증금의 전세를 들어갈 때는 제법 유용하다.

주로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해당 지역에 2개 이상 동시 입주하는 시즌에 활용할 있는 방법이다. 

요즘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첫 보증금이 싸게 세팅이 되면,

다음 2년은 5% 상한이 있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마이너스 통장은, '주택담보대출' 등 제법 무게가 나가는

대출을 할때 대환을 할 수 있고 4천만원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고 해서,

대환 시 4천만원 어치만 되는 것이 아니라 왠만한 은행의 경우 '더 많이' 대출을 잡아주기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이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등을 고민한다면, 반드시 은행에 상담을 받아보라.


은행 상담도 자주가는 주거래 은행이나 회사 거래은행이 뭔갈 더 해주진 않는다.
매번 영업점마다의 실적이 필요한, 널널한 시즌이 있으니, 여기저기 방문해서 확인해보자.
요즘은 어플리케이션도 잘 되어있으니 꼭 확인해보길 추천함


시간이 지나고 냉정히 바라보면, 가용한 선택지는 두개였다.

내가 원하는 자치구 아파트(예산 상 구축만 가능)의 마지노선을 지켜내 1주택자가 될 것이냐.

아니면 갭투자를 선택해서 신도시나 경기권의 전도유망한 2주택자가 될 것이냐.


나는 투자가 아닌 실거주를 고민했기에, 전자를 택했고 

아쉽게도 현실은 나와 내 가정을 내가 살고 싶은 동네의 아파트에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대출 제약이 해소되었다지만, 현실적으로는 금리가 많이 올랐다.
결국 내 집에 살며 월세를 내는 기분으로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는 말.


대출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리고 은행 상담을 두려워말자. 내 돈으로 갚을 대출인데 모르는건 정중하되 당당히 물어보자. 이 은행이 아니면 저 은행도 있다. 내 자산은 내가 지켜내자.


그렇게 내 첫 아파트는 두가지의 이유로 결국 실거주를 포기하게 되었다.

육아 이슈 : 직주근접이 다소 아쉬운 상황에서,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어린이집이 없는 구축아파트에서 매일 아이를 아파트에서 떨어져있거나 회사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을 보내며 키우기 매우 어려운 현실

대출 이슈 : 생각보다 매우 박했던 주택담보대출로 인해서, 실거주를 선택하기엔 자금이 부족했던 현실


그런 결론을 내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연락을 드려 임차인을 구하게 되었고

다행히 임차인 부부를 바로 찾게 되서 잔금일에 맞춰 보증금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도 어려움을 느끼겠지만, 내가 사려고 산 집인데 갑자기 전세를 놓게 되고,

그러면서 전 주인이 사는 집을 전세를 보여달라고 요청하며 느끼는 민망함은 제법 크더라.

별일 아니라고 하기엔 예민하고 소심한 내 입장에서 영 불편하던 일.


중개인께서 센스있게 원래부터 알던 매도자 부부를 잘 케어해주셔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잔금일이 밝았고, 아침에 매도자 부부를 만나 잔금을 치르고

내 인생 첫 임차인분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원래 살고 계시던 곳에서 짐을 당일에 빼서 오시느라,

인테리어나 도배, 장판 같은 최소한의 준비도 못하게 되셔서 아쉬워하셨는데

이런 아쉬움들을 어떻게 나눠가며 공감하는지도 임대인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아파트를 매수하고 잔금을 치고, 또 전세를 들어가며 손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시장과 거래의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 한 집에서 돈을 빼서 다음 집으로,
그 집에서 돈을 빼서 다음 집으로 옮기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잔금일 전에 꼭 은행에 가서 대출 한도도 늘려두고, 사전에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꼭 충분한 소통을 이뤄서 자금 사고 안나도록 준비하자. 


그렇게 내 집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

다행히 마음 좋은 임차인 부부가 들어오셔서 세월을 든든히 보내며

하나 둘, 임대인으로서 그리고 구축 아파트 집 주인으로서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내 집을 대하게 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아파트를 사고 들어갈 수 없던 첫번째 현실의 벽, 아래 에피소드에


https://brunch.co.kr/@alexkidd/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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