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인가?
운동선수는 은퇴에 직면하게 되어 있다. 은퇴의 이유야 다양하다. 나이, 부상, 번아웃, 계약 실패, 결혼, 자발적 은퇴 등등 자발적인 이유에서부터 예상치 못한 은퇴까지. 특히, 스포츠 학자들은 선수들의 예상치 못한 은퇴가 선수 경력 문제뿐만 아니라 은퇴 후 삶에서의 신체적 (예. 심장질환) 정신적 문제 (예. 우울증)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스포츠 안에서의 구조적인 문제 (선수들을 위한 경력개발 교육의 문제, 교육기회의 상실 등)들을 개선함으로써 선수들의 두 번째 인생을 위한 정책적, 사회적 함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허나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선수들의 인권신장과 경력개발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지만, 절대적인 가치로서 받아들여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즉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아이디어 (정책)가 문제에 직면한 선수들에게 실증적인 도움이 되기까지는 다수의 합의가 필요하며, 정책의 평균적인 실효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도 그동안의 발전 및 성과로 보나, 구조적으로 보나 스포츠 선진국 반열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북미와 유럽 그리고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정책 및 구조적으로 미약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위와 같이 우리보다 앞선 스포츠 선진국의 선수들도 은퇴 후에 재정적,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니까, 문화적으로 그리고 정책적으로 안정된 시스템이 구축되어있다 하더라도, 그 구조 안에서 개인이 겪는 어려움이 꼭 비례하여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에서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개선은 그 노력대로 두고, 선수 개개인이 성공적인 경력 전환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개인 차원에서의 변화’이다. ‘난 운동만 해서 다른 일은 할 수 없어.’ , ‘내가 다른 것을 배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야.’ 같은 개인적인 회의감 또는 ‘내가 한 스포츠는 쓸모가 없어.’ ‘돈이 되지 않아.’ 등등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패배감은 사실 개인의 변화를 방해하는 일등 공신이며 정신건강에도 하등 도움이 안 된다. 스포츠에서 구조적 문제가 모두 해결되면 모든 운동선수들이 좋은 은퇴를 경험할까? 은퇴도 삶에서 하나의 경험이며, 그 경험이라는 것은 개인의 해석에 따라 자신의 삶의 양분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모든 배움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밥을 먹기 위해서는 내가 숟가락을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기울어져 있는 접시에 물이 담기지 않는 것처럼, 비뚤어진 마음에는 기회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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