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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재 Mar 13. 2022

제발 돌탑의 비밀을 묻지 마세요

[클라우드 마니아] 스토리가 있는 구름 감상

[스토리가 있는 구름 감상] 제발 돌탑의 비밀을 묻지 마세요

https://youtu.be/w08cUBp7-SQ

구름 영상 제목: '모두 덮어라', 촬영 장소: 포르투갈 알가브


어떤 전설


과민성 대장 증상은 신호가 오면 참기 어렵다. 한 번 장이 뒤틀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인간의 육체와 정신 어느 것으로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까지 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화장실이 가까운 실내에서야 다급함 외에는 큰 봉변을 피할 수가 있는데, 야외 활동 중이거나 이동 중에는 당황스럽고 방법을 찾을 때까지 죽을 맛이다. 말도 못하고 혼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어야 한다. 유명할수록 고귀할수록 더 견디기 힘들다. 어느 한순간에 인간의 존엄마저 파괴시키는 소리 없이 무서운 질병이다. 다들 어떻게 해소하였는지 밝히지 않고, 또, 증언을 거부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병의 심각성이 덜 알려져 있을 뿐이다.


과민성 대장 증상을 가진 등산객이 있었다. 산을 오르던 중에 갑자기 신호가 왔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천만다행으로 등산로는 한적했다. 무서워서 깊은 숲 속까지는 들어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적당히 구석진 곳에서 볼일을 보았다. 배변 후에, 자신의 부끄러움을 가리려고 주변에 널려 있는 돌을 모아서 그 위를 넓게 덮었다.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그 산을 올랐다. 혼자만이 알고 있는 장소를 찾아보았다. 그 자리에 가 보니, 자신이 쌓은 돌더미 위에 등산객들이 하나씩 돌을 쌓아서 이제는 꽤 큰 돌탑이 되어 있었다.


해석의 딜레마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인 돌탑의 전설이 나에게는 여러 가지 질문거리를 주었다. 첫째,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죄가 얼마나 많을 것이며, 발각되지 않은 죄는 어떻게 단죄될 수 있는가? 만약, 드러나지 않았다고 단죄받지 않는다면, 드러나서 죗값을 치르는 사람만이 억울해하지 않겠는가? 둘째, 사람들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 공동체에서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이상적일까?


돌탑 이야기에서는, 개인이 실수를 했고(등산로 배변), 실수의 회복을 위해 성실히 노력했고(돌로 덮음), 공동체가 협력하여 최선의 결과(소망을 비는 돌탑)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지만, 애써 그 자리를 찾아가 보았던 등산객의 마음에는 죄책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인데, 이런 심리적인 요소를 개인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인가? 비록 발각되지 않아서 경범죄로 처벌받거나, 사회적인 비난을 받지 않았지만, '자신은 알고 있는' 양심이나 '하나님은 보았을' 종교상의 죄는 어떻게 처리될 수 있을 것인가? 웃자고 한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나 보다.


나의 소망


나는 소망한다. 드러나지 않았거나,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잘못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아파하거나 고통을 받는 일이 없었기를. 어쩔 수 없는 나의 실수가 세상에 이로운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기적이 함께 하기를 나는 소망한다. 그곳의 돌탑처럼.


나눔


크리스천인 나에게는 모든 가사가 감동스럽지만, 크리스천이 아닌 분에게는 기독교적 요소를 제외하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기쁘게 나눈다.


우리 마음에 따라서,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천국으로 바뀌고 그 어디나 천국이다. 
우리 마음에 따라서, 높은 산이나 거친 들이나 오두막이나 궁궐이나 상관없이 그 어디나 천국이다.


아래는 원곡이다.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중한 죄짐 벗고 보니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천국으로 화하도다

할렐루야 찬양하세 내 모든 죄 사함 받고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주의 얼굴 뵙기 전에 멀리 뵈던 하늘나라 내 맘속에 이뤄지니 날로 날로 가깝도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https://www.youtube.com/watch?v=bJiDKloD7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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