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의 조작된 성공 신화를 지켜보며
'가면을 쓴 신데렐라의 검정고무신'
이 책을 어떻게 정리하게 되었는지는 아래 글에서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https://brunch.co.kr/@algarve/345
고등학교 시절에, 항상 어쭙잖은 논리로 잘난 척 뻐기는 밥맛 없던 친구가 어느 날 말했다.
"야, 12시가 넘었는데 신데렐라의 구두는 왜 마법이 안 풀렸어?"
콩보다 팥을 훨씬 좋아했던 나는 콩쥐가 악한 쪽인지 팥쥐가 선한 쪽인지 늘 헷갈렸다. 이번에도 질문을 던져놓고 턱을 한 껏 올린 채 쳐다보고 있는 밉상스러운 친구 녀석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밀려왔다.
"짜식이 또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네."
신데렐라 이야기는, 착하디 착한 주인공이 온갖 고초를 겪다가, 운명 같은 조력자(왕자)를 만나고, 끝내 행복한 결말을 맺는 아름다운 성공 스토리다.
그때 동화 속에서 사라졌던 수많은 신데렐라들이 지금 한국에 나타나서 우리를 유혹하며 속삭이고 있다.
"유리구두의 비밀을 내가 알고 있어."
"넌 모르지? 네가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을 보니 딱 알겠다야~."
"너도 유리구두 갖고 싶지?"
"그럼 내가 시키는 대로 해봐."
"너도 '나처럼' 유리구두를 가질 수 있을 거야."
"왜 내가 이런 엄청난 비밀을 너에게 가르쳐주나 싶지? 나는 유리구두가 너~무 많아서 더 이상 필요가 없어."
"뭐 일종의 선한 영향력이랄까."
유리구두의 비밀을 나누어 주겠다는 소위 '선한 영향력' 신데렐라에 우리는 감동한다. 갈망하고 욕망하던 반짝이는 유리구두에 눈이 뒤집힌 우리 모두가 신데렐라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수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 신데렐라가 쓴 '부자가 되는 책'을 구입하고, 겨우 '5년이면 100억 부자가 된다'는 신데렐라의 비법 영상을 보고, 백만장자를 꿈꾸면서 신데렐라의 고액 강좌를 듣는다. 신데렐라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신데렐라는 인기인이 된다. '유명해서 유명해진' 신데렐라는 책으로 강좌로 유튜브로 돈을 벌고 정말 신데렐라처럼 뽐내며 살아간다.
우연히, 진한 화장을 하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장을 휩쓸고 있는 신데렐라가, 실제로는, 검정고무신을 신고 거짓의 가면을 쓰고 있다는 진실을 추적하게 되었다. 결과를 확인하고는 충격을 받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무척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절실하고 절박한 사람들의 우상이 되어, 세상 속에서 한껏 뽐을 내며 하이힐을 신고 걷고 있는 신데렐라의 실체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성공은 항상 매혹적인 주제였다. 시대에 따라 '성공'의 형태는 달랐지만, '성공한다'는 것의 개념은 동일했다. 성공은 당장 손에 잡히기보다는 우리가 꿈꾸고 추구하는 것이며, 그 과정과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고 화려했다. 이러한 성공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매료시키며, 성공 신화를 이룬 영웅들과 대중 스타들은 우리의 로망과 욕망의 대상이 되어 왔다.
현실 속에서 우리가 보는 성공 이야기들은 얼마나 진실한 것일까? 대중적으로 성공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강렬한 영감과 자극을 주지만, 그들의 성공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혹시나, 성공의 배경에는 노력과 열정뿐만 아니라 인위적으로 맛을 낸 사실과 허구가 어우러져 있지는 않을까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인터넷 시대에는 미디어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국가나 기업, 심지어 개인에게도 필수적인 역량이 되었다. 국가도 정책을 홍보하고 여론을 형성하여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고, 기업은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홍보하고 마케팅을 전개해서 매출을 높이고 이익을 증대시켜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개인도, 이제는 소셜 미디어와 실시간으로 소통 가능한 SNS의 등장으로 아주 낮은 비용으로도 효율적인 홍보와 디지털 마케팅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개인이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인기를 끌고, 인기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형성하고, 영향력을 비즈니스로 연결하고, 비즈니스를 통해서 이익을 획득하는 과정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경향이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국가의 경우에는 언론, 정당, 단체 그리고 국민 개개인이 개별 정책에 대해서 주목하고 분석하고 모니터링하고 있어서 감추거나 꼼수를 부리기가 힘들고, 기업의 경우에도 국가 기관, 단체, 그리고 소비자들이 평가하고 부적절한 사항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시정 조치를 요청하여 바로잡아 나가고 있다. 견제와 균형의 장치들이 있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국가와 사회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의 경우에는, 이전의 아날로그 형태의 대중 매체가 가질 수 없었던 엄청난 파급력과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새로운 인터넷 시대에 개인이 펼치는 홍보와 마케팅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과장이나 거짓의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와 과정이 없다. 그래서, 전적으로 개인의 양심과 윤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기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욕망과 유혹에 빠지기 쉽고, 구독자의 숫자가 돈으로 환산되어 이익으로 돌아오는 상황에 빠지다 보면, 의도와 목적을 갖고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고, 나아가서는 거짓을 확산하여서라도 대중들의 인기를 끌고 영향력을 높이려는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다.
마음대로 왜곡하고, 과장하고, 거짓을 슬쩍 끼워 넣어도 아무도 아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왜곡되고 과장되고 거짓을 적당히 버무린 이야기가 대중들의 환심을 사고, 인기로 연결되고, 인기 있는 시대의 영웅이 되어서 부와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면, 앞으로도 꾸며대거나 기획된 수많은 거짓 영웅들이 우리 사회에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긴다.
개인이 이룩한 성취나 업적을 정직하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호응해야 하겠지만, 대중들을 속여서 성공에 이르는 거짓 영웅들이 활보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지적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세상 사람들이 알 수나 있겠어?"라며, 왜곡하고 과장하고 거짓말을 해서 쉽게 대중들을 기만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경향이 방치되어, 진실과 거짓이 마구 뒤섞이고, 우리가 접근하는 정보들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 더 이상 아무도,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그런 세상이 온다면, 거짓을 방치하고 방조한 우리의 잘못이다.
누군가 쉽게 거짓말을 한다면, 겁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우리 앞에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내버려 둔 우리의 잘못이다. 때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빛으로, 때로는 '뭐 그런 걸 따지고 있어'라는 귀찮은 표정으로, 때로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것만 가려서 들으면 되지'라는 이기적이고 안이한 타협으로, 거짓을 방조하고 방치한 우리의 잘못이다.
이 책에서는 "꾸며낸 성공 신화"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 성공 이야기들은 종종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꾸며내고 조작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로 인해 거짓과 진실 사이의 선이 희미해진다. 여기서 물음은, 성공 스토리의 이면에는 무엇이 숨어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 이야기들은 얼마나 진실한 것일까?
성공 이야기들의 배경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며, 우리는 이러한 현상들을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거짓과 진실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속지 않는다. 우리가 속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그들이 우리를 속이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우리 주변에 쏟아지는 정보들이 더욱더 안전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우리에게 가치 있는 메시지와 영감을 전하고 있는 진정한 대중 스타와 영웅들의 성공 이야기를, 거짓 성공 신화와 구별하여,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성공은 우리 모두에게 가능성과 희망을 안겨주는 빛나는 꿈이다. 하지만 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 그 빛을 굴절시키고 왜곡하고 오염시키는 시도는 미리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에게 미래는 더 정직하고 진실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성공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거짓과 진실 사이를 오가며,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꾸며낸 성공 신화: 거짓과 진실 사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탐색을 하는 중에 첫 번째 사례로 선택된 것이 '켈리 최의 사례 연구'이다.
'켈리최' 대신에 '홍길동'이나 '홍길순'이라는 익명을 사용하려고 하였으나, 켈리최 스스로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대중 매체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기 때문에, 대중에게 사용하는 '켈리'라는 유럽에서 새로 지은 가명과 '금례'라는 공적 서류에 등록된 본명이 이미 사적인 영역을 벗어나 공공성을 획득하고 있어서 익명성을 유지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 이 책에서 작성된 글의 대부분이 가명 '켈리 최'로 대담한 한국 언론 인터뷰와, 본명 '최금례'로 등록된 공개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가명과 본명이 본문 중에 드러날 수밖에 없었음을 밝힌다.
켈리 최는 한국에서 최근에 출간한 책이 20만 권 이상 판매되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고, 5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며, 시사저널이 뽑은 '차세대 리더 100인'에 뽑히기까지 하였고, 각종 정부나 단체의 행사에 발표자로 초청되는 등, 이제는 단순히 한 개인과 한 회사의 대표자를 넘어서서 수많은 추종자들과 한국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공적인 인물이 되었다.
공적인 인물이라 하더라도 존중되어야 할 사생활의 영역이 있기 때문에, 파악된 정보 중에서 개인 정보와 관련된 사항은 제외하였다. 켈리 최가 스스로 한국의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 홍보한 내용과 각종 인터뷰, 그리고, 공익 차원에서 정부나 기관에서 공개하고 있는 내용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켈리 최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또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글을 읽을 경우에는, 글이 제시하는 사실(메시지) 보다는 글의 목적(메신저)에 관심을 가질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용의 객관성을 위해서 원본에서 켈리 최의 이름을 지우지는 못했지만, 켈리 최의 이름을 '홍길동'이나 '홍길순'으로, 즉, 남녀의 구별이 없는 알지 못하는 익명의 인물로 치환해서 읽으면, 내용의 진위 파악이나 서술의 타당성을 개인적인 호오에 따른 감정이입 없이 객관적으로 읽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모순 뒤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다음 질문에 대한 검증으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다.
1. 켈리 최는, 꾸미거나 감추는 것 없이, 항상 정직하게 사실과 진실만을 우리에게 말해 왔는가? 그래서, 켈리 최의 말은 '모두' '말하는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
2. 켈리 최가 한국 사회에서 관심을 받게 된 '유럽에서 엄청난 글로벌 기업을 이룬 사업가'이며, '6천 억대 자산가'라는 사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검증하고 확정할 수 있는가?
3. 켈리 최의 학력, 경력, 관점들이 '대한민국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 선정되어 한국 사회가 귀감으로 삼고 지식과 지혜에 귀를 기울일 만한 인물인가?
4. 켈리 최의 말을 믿고, 삶의 모델로 삼고 따라 할 정도의 인물인가? 아니면, '돈과 성공'이라는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허황된 말로 순진한 독자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인가?
반박하고 싶은 반대의 관점이 있다면, 우리가 절대선과 절대악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의 관점과 의견도 유효하다.
[일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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