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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재 Sep 12. 2023

대중들은 왜 쉽게 속아 넘어가는가?

대중들은 왜 쉽게 속아 넘어가는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정보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매일 거대한 양의 정보를 마주하며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때로 잘못된 정보나 조작된 이미지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왜 이렇게 쉽게 속아 넘어가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주요한 이유들을 살펴보자.


시간과 정보의 과부하


인터넷 시대에서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 홍수에 노출되어 있다. 일상적으로 많은 정보들이 화면을 스쳐 지나가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사와 소식이 등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간과 정보의 과부하로 인해 모든 정보를 면밀하게 검증하거나 확인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의성과 빠른 반응을 위해 단순히 제목이나 이미지를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방대한 양의 정보와 콘텐츠들이 우리 눈앞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 일일이 사실과 거짓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정보의 과부하로 인해 대중들은 진실과 거짓에 대한 깊은 판단을 하기보다는 표면적인 이미지와 인상에 따라 판단하고 쉽게 속아 넘어가는 경향이 생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증명과 군중심리: 유명해서 유명한 전략


사회적 증명(Social Proof)은 사회심리학 및 마케팅 분야에서 사용되는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이 개념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하거나 따라 하려는 경향을 설명하며, 그 근간에는 "만일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면,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논리가 기저에 깔려 있다.


사회적 증명은 사람들의 행동, 의견 형성, 제품 구매, 투표 등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난다. 마케팅에서는 이 개념을 활용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으며 그것이 성공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유도한다.


이러한 사회적 증명과 군중심리는 소셜 미디어에서 더욱 강조되는데, 인기 있는 게시물이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무분별한 공유와 좋아요를 누르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사실 확인 없이 인용하여 퍼뜨리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동참하게 되며, 이로 인해 대중 속에서 조작된 이미지나 정보가 쉽게 확산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 성향과 선입견


개인적인 성향과 선입견은 우리의 판단을 크게 좌우한다. 뉴스나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일치하는 정보를 찾아서 더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개인적 성향과 선입견은 조작된 이미지와 정보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 요인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유튜브 알고리즘은 개인적인 성향에 대한 정보는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튜브는 사용자의 이전 시청 기록, 검색어와 검색 기록, '좋아요'나 '싫어요'를 누르는 행동과 댓글과 같은 피드백, 그리고, 특정 영상을 시청한 후에 어떤 다른 영상을 시청하는지 동시 시청 패턴을 분석하여 사용자의 취향과 선호도를 이해하여 추천 콘텐츠를 조정하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화된 추천은 때로 개인적인 성향과 선입견을 강화하거나 확증 편향을 촉진할 수 있다. 사용자가 특정 의견이나 입장을 강조하는 콘텐츠를 많이 시청하면, 유튜브는 해당 의견과 일치하는 콘텐츠를 더욱 강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유사한 콘텐츠와 정보에 노출되다 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신과 같은 취향이나 생각을 가진 것처럼 느껴지고, 해당 정보는 사실이며 틀림없다고 느끼게 된다.


높은 노출 빈도와 관심 끌기


조작된 이미지와 정보는 종종 감정적으로 자극적이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가 쉽다.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제보다 강한 조작으로 덧씌우고 가공하여 대중들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내용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더 많은 공유와 댓글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관심은 여러 사람이 해당 콘텐츠를 더 많이 공유하도록 유도하며, 콘텐츠의 확산을 가속화시킨다. 이러한 현상으로 조작된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노출 빈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기 쉬운 상태가 형성된다.


오늘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콘텐츠를 확산시킬 수가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조작된 이미지나 정보를 더 쉽게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도록 실제로 활용된다. 또한 플랫폼 내부의 알고리즘은 다른 사용자들에게 관련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노출과 확산을 더욱 촉진하고 가속화시킨다.


미디어 신뢰도와 검증 과정의 한계


뉴스와 미디어는 사실 확인과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인터넷 속보와 소셜 미디어는 신속한 반응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러한 검증 과정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날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전파된다. 미디어와 저널리스트들도 속보 경쟁에 대한 압박에 직면하며, 이런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정보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발표할 때가 있게 된다.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의 정보 공유는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원인 중 하나다. 수많은 사람들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욕구로 확인되지 않은 부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지적하였듯이 디지털 시대에서는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다양화되어,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와 정보를 공유하는 데 있어서 신뢰할 수 없는 출처가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허위 정보가 미디어 환경에 쉽게 스며들 수 있게 되고, 미디어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 속에 있는 대중은 쉽게 수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거짓 정보에 속지 않으려면


모두 열거하지 못하였지만 인터넷 시대에서 대중들이 쉽게 조작된 이미지와 정보에 속아 넘어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합성 영상물인 딥페이크(deepfake) 영상이 더 이상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해지듯이, 조작된 이미지나 거짓 스토리도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비판적이고 주의 깊은 눈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개인적인 성향과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찌 보면 참으로 피곤한 시대에 살게 되었다.


거짓 정보를 만들지 않으면 되잖아


우리가 거짓 정보에 속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겠지만, 디지털 시대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정보를 믿고 무시해야 할지 판단하기 무척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정직한 정보 생산 운동', 즉 "정직하고 신뢰성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자"는 것이다. 애초부터 거짓 정보를 만들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구별해 낸다고 우리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모든 정보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불행하고 불편한 세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보는 것이다. 


순진하기는


인터넷 시대에서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인기와 관심을 받는 것이 사회적 인정과 가치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인정은 SNS에서 좋아요 수와 팔로워 수 등으로 측정되기도 한다. 이러한 인기 지표들은 대중들에게 자신을 인정받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치며, 이를 얻기 위해 이미지 조작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더 인기 있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미지로 조작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얻어진 인기와 명성과 이미지가 구독자와 시청자 수로 치환되고 돈으로 환산되어 통장에 꽂히는 인터넷 시대에는, '정직한 정보를 생산하자'는 구호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순진한 소리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눈을 부릅뜨고


그렇다면, 두 눈을 부릅뜨고 살펴볼 것이다.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또는, 아무것도 모르는 개 돼지 취급을 하며,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거짓말로 우리를 속이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우리 앞에 웃고 서 있는 그들을 지켜보고, 끊임없이 지적해야 할 것이다.


거짓말을 그만두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늘 거짓말을 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거짓말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외부에 의해서 강요되지도 않고, 이익과 손해가 모호한 꼭 필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해 왔기 때문에, 이익과 손해가 명확하고 다급한 상황이 되면 당연히 우리에게 또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를 바보로 생각해서 무슨 말을 해도 모두 믿겠지 생각하거나, 아니면, 정말 사소한 쓸데없는 것까지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는 거짓말쟁이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주섬주섬 거짓말을 늘어놓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거짓말의 횟수가 조금은 줄어들고, 거짓말을 할 때 조금은 주저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최소한, '거짓말을 하면 더 잘 살 수 있는' 세상, '거짓말을 해서라도 더 잘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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