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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Oct 05. 2022

도시는 왜 동물 친화적이지 않은가요?

우리는 다른 도시를 상상해야 한다.

지난달 부산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부산에서 좋은 인연들을 만나며, 어디에 사는지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부산에는 신기하게도 단독 주택이 960만 원, 1,300만 원인 동네가 있다. 그 동네의 이름은 감천문화마을이다. 1980년대에 지어진 벽돌 건물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다.


감천문화마을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기에, 부동산에 연락해 감천문화마을로 향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고양이었다. 단층 주택이 대부분인 이 공간에서 고양이는 지붕 위에서 유유자적 걸어 다니기도, 낮잠을 자기도 했다. 작은 골목에는 차가 들어오지 못하므로, 꽤 안전해 보였다. 높은 건물과 쌩쌩 달리는 차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동물들은 보다 안전하게 이곳에서 살아간다.


‘재개발’은 많은 사람에게 기쁜 이야기 일지 모른다. 하지만 고양이들, 그 공간에 살아가는 원주민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리다. 우리는 사용하던 것을 버리고, 다시 사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더 많이 일해야 하고, 더 많이 지구를 파괴해야 한다.


우리의 도시는 어떻게 변화할까? 우리의 지구는 어떻게 변화할까? 동물들은 신경 쓰지 않은 채 인간들만을 신경 써 만든 것이 도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다녀오니 도시는 보다 폭력적이었다. 지구에 살아가는 모두를 신경 쓰는 지구가 되길 바란다.



글쓴이: 이권우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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