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떡국, 따라 하지 마세용

함부로 따라 하면 위험

by 김아름

요리를 못하는 나에게 떡국이라는 요리는 어려웠다. 육수를 내야 하고 자극적인 재료 없이 맛이 있어야 하니 늘 어려웠다. 신혼 초에는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고 내가 할 이유도 없었다. 친정엄마가 옆동에 살았고 신랑은 집밥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비록 이유식은 사 먹였으나 밥을 먹기 시작하고부터는 내가 요리를 해주기로 했다. 요리를 잘하는 아는 동생이 나에게 하는 말이 있었다.


"누나 자주 많이 해봐. 그럼 다 잘하게 되어있어."


이 말은 틀렸다. 요리 한 가지를 그 정도로 잘하려면 아마 같은 요리를 한 달은 해야 할 텐데..? 나와 가족에게 그런 고통을 줄 수는 없으므로 시도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가지 요리를 한번 하고 다음번에 하면 처음 하는 것처럼 버벅거렸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요리가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떡국이다. 나의 떡국레시피는 정말 간단한데 함부로 따라 하면 절대 안 된다. 맛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찮고 게으른 자에겐 최고다. 예전에 나는 떡국에 당연히 고기를 팍팍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운 신랑은 그걸 싫어했다. 고기가 물에 젖어 있는 것과 국물색이 거무티티하게 변하는 게 싫다는 것이다. 그러다 여동생이 한 떡국을 먹었는데 고기를 안 넣고 각종 야채와 감자를 듬뿍 넣은 떡국이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으나 몇 번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하지만 재료준비가 복잡했다.


모든 것을 고려한 나만의 떡국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재료는 떡과 집에 있는 야채이다. 야채는 아무거나 다 가능한데 냉장고에 야채가 정말 하나도 없는 날엔 그냥 한다. 물과 떡만 있어도 가능한 떡국에 가장 중요한 재료는 바로 계란이다. 계란을 반숙을 해서 먹는 것이 맛의 포인트이다. 떡도 떡국떡만이 아니라 떡볶이떡이나 라이스페이퍼도 가능하다. 뭐든 떡 같은 건 된다.


감사하게도 첫째 아이는 나의 떡국이 제일 맛있다고 칭찬을 해준다. 아이는 반숙인 계란을 톡 터뜨려 노른자를 국물에 풀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반숙이 된 계란을 한입에 쏙 넣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계란은 일단 최소량이 1인 1 계란이다. 신랑은 반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장 나중에 떠주면 계란이 어느 정도 익어있어서 괜찮다.


한 가지 또 중요한 재료는 바로 어간장이다. 이것은 정말 내 요리 인생을 다시 태어나게 만들어줬다. 육수도 필요 없다. 이것만 넣으면 뭐든 다 완성이다. 맛을 보고 늘 감탄한다.


이렇게 해서 다양한 나만의 떡국이 탄생한다. 청경채 떡국, 고기 떡국, 야채 떡국, 반숙 떡국, 계란 떡국, 오색떡국, 감자떡국 등등 끝없는 레시피다. 개인적으로 청경채가 맛있다.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입맛이기에 절대 따라 하지 마시길 바란다.


오늘 떡국


고기 떡국




청경채 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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