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목표와 행복의 연관성
오래오래 전에 한국을 떠나서 공부를 하게 되었을 때,
나는 한국에서는 내가 원하는 바대로 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므로, 외국에서, 영주권을 얻어서 산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의 내가 생각한 내가 원하는 것은 아주 단순했고,
나는 섣불리 단정 지었다.
한국에서 미대로 전과를 하는 것을 실패했으니, 한국에서 미술 쪽으로 졸업하고, 취업해서 먹고살기는 힘들겠구나.
베를린에서 실패를 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될 텐데,
그러면 다시 법학과로 돌아가야 되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졸업하고 일할 수 있는 곳은
내가 생각했던 미술과는 먼 공무원이겠구나라고 (길을 단정 지었다.)
지금 내가 다시 그때의 나로 돌아간다면, 한 가지의 길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 너무 단정 짓지 말고, 순간순간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윽.. 이것은 현재의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현재에 행복하게 충실하기란 나에게는 아직은 어렵다. 항상 무언가를 해야만 해,라는 그 To-do들이 많이 있어서 그렇다.)
그렇게 배수진을 치고 살았다.
학부를 끝낼 쯤에, 산 다이어리에 목표를 쓰는 칸이 있었다.
3개월, 1년, 3년 후의 목표를 쓰는 것이었다.
그 당시의 나는
3개월의 목표는, 졸업 논문을 쓰고, 포트폴리오를 다시 만드는 것이었고
1년의 목표는, 대학원을 마치는 것이었고,
3년의 목표는 독일에서 영주권을 받고, 좋은 디자이너로 일하는 것이었다.
(좋은 디자이너란 무엇인지 그 당시 구체적으로 써 놓지 않았다... 음.. 좋은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나중에서 글로 써 볼 생각이다.)
5년이 지나고, 집을 치우다가 다시 그 메모를 봤다.
내가 그때 쓴 목표들을 다 이룬 거 같은데.... (좋은 디자이너에 대한 부분은 모르겠지만)
마음이 허했다.
아, 영주권만 바라보고 살았어서 그런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드는 생각은
삶의 목표를 그동안 너무 물질적인 것으로 정해놓고 달려와서, 내가 마음이 허할지 모르겠다.
나의 모든 활동들이 다 그 목표를 이루는 것으로 연결이 되었어서 그런지...
역설적으로 디자인을 공부하고 디자이너가 되고 나니,
내가 좋아했던 그림 그리기는 이제 거의 하지 않는다.
특별한 취미도 없다
이제 나의 목표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마 그동안 내가 내렸던 결정들과 그것들의 결과들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이곳에 내가 쓰는 글들이 나를 돌아보면서, 현재와 미래를 좋은 에너지와 함께 바라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