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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사랑 후엔 뭐가 올까?

by 경이


핑크색 커버다.

저 검은 꽃은 뭘 의미하는 걸까?


모든 사랑은 이별로 끝난다는 의미일까? 핑크 꽃이 퇴색되어 검은색이 된다는..


동네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 책은 제목 때문에 끌려서 읽게 되었다.

도대체 사랑 후엔 뭐가 오는지 궁금해서.


소설에서의 최홍이라는 인물은 22살이라는 풋풋한 나이에 운명처럼 만난 일본인 준고를 사랑했고 이별을 했고 그 후 7년이나 사랑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우연히 그와 제회 한다.


난 10년의 결혼을 끝내고 이별을 했다.

그리고 적어도 앞으로의 10년은 그 후유증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어떤 만남이든 이별로 끝이 나면 지난 기억들은 스펀지처럼 스며들어 순간순간 예상치 못하게 그 색을 드러낸다.


다른 이들의 행복을 볼 때 혹은 다른 이들의 아픔을 볼 때 날이 흐릴 때 날이 쨍할 때 정말이지 처음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모든 날이 온통 어두운 옛 기억들로 가득 차서 내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무섭기까지 했다.


아무튼 어떤 순간이든 색이 드러날 땐 어김없이 슬프고 아프다. 그런 날들이 평범한 일상처럼 이어질 땐 더욱더 그렇다.


그래서 궁금했다.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만남의 이별 후엔 아픈 기억이 남는데 사랑 끝엔 뭐가 남는지...


전자의 경우는 함께했던 기억만 남는다면 후자의 경우는 사랑했던 추억과 함께 기억이 남는 거 같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흐릿해지고 추억은 더욱 선명해져서 또다시 사랑할 힘이 생기는 거겠지.


그래서 그런가?

무엇이든.. 후에 오는 것들 중에 제일 고마운 건 시간이다.

찰랑찰랑 시간이 채워지면 잊고 싶은 기억들은 혹 추억이라도 잠기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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