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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랜드 Jul 25. 2024

졸업 그리고 눈꽃술집

나를 사랑하나요? 7화


 감정은 내 안의 끊임없는 대립이어서 나는 죄책감으로 불러일으켜지는 것들과 설이한테 느끼는 감사함으로 통하는 것들 사이에서 감정을 찾고 있었다. 감정은 대립으로 남을 뿐이었고,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 채 겨우 지금껏 일어난 상황을 답습하는 것이 싫었다. 아무 일도 못한 채 시간을 보낼 순 없었다. 물론 경찰서에 다녀오고, 신고가 접수되었으니 나는 기다리는 것이 그 일에 관해서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래서 지금을 먼저 느끼기로 했다. 엄마와 같이 있었던 일상과 똑같이 천천히 많은 일들을 해놓고 있으려 했다. 어쩌면 그건 엄마가 다시 돌아오리라는 믿음이 함께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던 거고, 나는 그 순간을 맞을 준비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그건 결국 나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고, 엄마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혼란스러웠던 어제 그리고 그저께와 달리 나는 순서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에 집중하기로 했다.


 설이를 깨워 집으로 보냈다. 이미 그 아이한테는 충분히 감사함을 느꼈다. 나는 그 애한테 감사함을 표했다. 평소였다면 정말 부끄러워하며 멋쩍은 인사를 건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을 알았고, 그 애 또한 상황을 잘 파악할 만큼 똑똑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우리 둘 설이와 같이 갖게 되는 생각은 당연했다. 어떤 표현을 써야지 잘 알아들을 지에 관한 것이 아닌, 상대가 얼마나 깊은 양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그런 성격임에 그리고 그러한 방식으로 살아오고 있었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고, 나는 현관 앞에서 그 애와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사실 전에 설이와 이렇게까지 깊은 공감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 이렇게까지 따뜻한 포옹을 엄마가 아닌 누군가와 하게 된 것도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그 애를 보내고, 평소에 눈에 띄지 않는 많은 것들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억들을 불러왔다. 마치 내가 이 기억 하나하나를 그대로 느끼고, 다시 보아야 한다는 것처럼. 이건 어쩌면 죽은 이의 유품을 불태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흔적을 지우려면 그들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 찾지 않고는 지우지 못하고, 찾아야지만 더 이상 기억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여러 기억들을 불러오며 먼지를 쓸었고, 책장을 정리했다. 청소도구를 가져와서 자리에 앉아 책장을 정리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다가온 기억은 꽤 옛것이었다.


그건 누군가와 함께한 기억이었는데, 내가 어린 시절이었다. 아빠와의 시간을 보내는 저녁이었다. 아빠는 항상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소파 옆에는 작은 램프가 켜져 있고, 난 아빠의 옆에서 그를 따라 책을 읽고 있었다. 아빠는 꽤 많은 시간을 나와 보내면서 항상 책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 덕에 나도 어린 시절 꽤 많은 책들을 접했었다. 그건 꽤 당연한 내 능력이고 습성이었으며, 나는 아빠와 같이 읽는 책과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없어서는 안 될 하루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참 즐거웠던 거 같다.


결코 책의 세상에 완전히 빠져버려서 아무런 생각도 안 들고 책만 보고 있던 게 아니라 마치 책도 하나의 친구를 사귄 듯이 대했던 것 같다. 책도 친구와 비슷했다. 매 해 다른 모습을 보였고,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볼 때는 분명 전과 다른 모습을 더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모습들은 내가 사랑하던 책의 첫 모습과 유난히 달라 보이기도 하고, 은근하게 비슷한 면을 보이기도 했으나, 당연하게도 모두 사랑스러운 모습들이었다. 그건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도 마찬가지였고, 아빠도 책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들을 알아가는 것이 즐거웠다. 그들을 다 아는 것은 아니었고, 그저 조금 더 잘 알게 된 것뿐이었지만 그것들이 지금 내가 기억을 하며 충분히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가 된다.


책장을 쓸다 보니 읽은 여러 책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건 이제 누군가와 함께한 기억은 아니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난 뒤 그러니까 11살 즈음 엄마는 집 안에 있는 아빠의 책장을 정리해 버렸다. 그러고 나서 읽은 책들은 홀로 또 다른 책이라는 처음 보는 친구와 사귀면서 생긴 일들 그리고 내 생각들이 함께하는 기억이었다. 나도 엄마가 그때 그랬던 것처럼 잠시나마 추억한 아빠와의 기억을 정리해 버렸다.


 지금 아빠와의 추억으로 시간을 축내기 시작한다면 끝도 없이 늘어질 것이 분명하기도 했거니와 아빠에 대한 감정은 휘발하기 좋은 기쁜 감정들로 구성된 것뿐이라 그닥 시간을 끌지도 못하였다. 책장 정리는 대충 끝마쳐버리고, 이불빨래를 하기 시작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을 닦고 나면 얼추 빨래가 다 돌아가 있고, 나는 건조기를 돌리고 나서 냉장고를 정리하였다.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나가기 시작하면 쓰레기를 내다 버렸고, 나는 건조기에서 나온 이불을 자리에 곱게 펼쳐 놓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 타일 여러 곳에 세정제를 뿌리고, 거울도 닦았다. 물때를 지워놓고 어느 정도 빛이 비치는 게 어여삐 보일 때가 되어서야 나는 목욕을 시작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녹였다.


 처음으로 혼자서 또렷한 정신으로 생각을 정리해 보게 되었다. 우선 엄마는 누구보다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위험한 곳에 가게 된다면 잘 찾아보고 갔을 것이며, 그전에 내가 엄마의 목적지를 알았을 것이다. 그러니 어딘가에 고립되어서 못 빠져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누군가에 의해서 엄마가 지금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건 정말로 슬프지만 나로서는 도저히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경찰을 믿고, 협력할 수 있는 최대한을 협력하기로 했다. 사실 무엇이 도움 될지 잘 모르겠었으나,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만약 경찰이 찾지 못한다면 그건 엄마가 내린 결정이 있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즉, 어떤 일이 있었고, 그게 엄마에게 큰 작용을 해서 엄마 스스로 집을 나가게 된 것이라고 결론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을 다시 틀었고, 그건 너무 따듯해서 욕조에서 잠을 청해도 괜찮을 정도였다.


욕조에서 나왔을 땐 부재중전화 한 통이 와 있었다.

아까 그 경찰관이 알려준 번호 두 개 중 담당부서의 연락처였다. 나는 그 번호를 저장해 두었고, 설령 저장하지 않았더라도 뒤의 네 자리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은근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아까 설이와 같이 경찰서로 갔을 때와는 또 다른 긴장이 감돌았다. 무언가 탄광에서 길을 잃었을 때, 빛이 보이는 곳을 쫓는 긴장감과 흡사할지 모른다. 나는 내가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았고, 그건 당연하게도 빛이 안 보이는 순간 유일한 소음의 주체가 나인 암흑 속에 그대로 널브러져 버리는 것과 같다고 느꼈다. 그러했을 것이라 감히 추측할 뿐이었다.


추측으로만 끝나지 않은 음성이 들려왔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심각하게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으며, 정녕 이게 법을 지키는 경찰이 맞는가 의심을 해야만 할 정도로 으스스한 목소리가 귀를 건드렸다. 그렇다고 귀신이 내는 목소리라고 생각이 들진 않았다. 은근하게 생기가 있었으니 말이다.


‘수연 씨? 실종수사전담 채이현이라 합니다. 수사 진행에 있어서 몇 가지 질문드릴 것이 있는데 협조 가능하십니까.‘


그는 실종수사는 분명히 초동대처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내가 모르는 여러 가지 내용을 동의하냐 물었고, 꽤 신박한 이야기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편이었다. 여러 곳에서 본 것처럼 수사의 절차가 정말 늦어질 거라고 생각했으나, 나는 그리 느끼지 못했다. 그는 바로 몇 가지 조사가 더 필요하니 담당부서로 방문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그 이야기는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 나는 찾을 수 없었던 것들을 그들은 더욱 확실하게 확인하고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바로 학교로 향했다. 단순히 졸업식에 가야 하니 그런 것일 수도 있고, 학교에 가야 하니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어떤 것이었던지 내가 내린 선택이 근거로 삼기엔 충분했다. 그래서 바로 교실로 향했고,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여러 꽃다발 그리고 그다음 눈에 들어온 것은 그곳에 가장 큰 글씨로 쓰인 글.


“별관 1층 강당으로”


내 지각은 습관은 아니었다. 어쩌면 학교에 가는 것이 습관이었고, 지각은 권태를 느낀 내가 하는 반항 중 하나였다. 정말 사실적으로 이야기한다면 그냥 그 전날 늦게 잔 것뿐이고, 아침의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당연하게도 이걸 설이한테는 가끔 말했지만, 그때마다 그 아이는 정말 재밌는 동화를 듣듯이 집중하다가 마지막 순간 빵 터지며 내 등을 치곤 했다. 그러나 그건 내가 원하는 반응이었고, 꼭 그 애가 그렇게 반응해 주길 스스럼없이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지각을 했으니 아마 꽤 선생님과 몇 마디의 말을 주고받을 거라 생각하며 강당으로 향했다. 지나가는 선생님들 학생들은 꽤 바빠 보였고, 나 또한 그들의 걸음걸이에 적당히 호응하며 바삐 발을 움직였다. 강당엔 이미 많은 이들이 자리를 잡아놓고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의 셔터 나는 조금 어지러운 나머지 심호흡을 하고 아는 얼굴을 찾았다.


기연, 의빈, 설 가장 다양한 내 모습을 본 친구들. 나는 그들을 보고 지난 며칠간 지은 적 없는 가장 큰 미소를 보였다. 지금 다시 떠올린다면 정말 행복해서였을지 안도의 웃음인지 잘은 모르겠다. 다만 그렇게 한 것은 그것이 느껴진 가장 큰 또 확실한 감정이라 그런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그들의 인사와 설이의 옅은 미소.


그들과 나누는 인사는 굉장히 확실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편안함. 며칠간 신경이 곤두서 있었던 나머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편안함들 그러니까 아주 매운 음식을 먹고 난 뒤 먹는 아이스크림 같은 것? 더욱 시원하게 느낄 진 모르겠지만, 입안이 얼얼한 상태 그대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는 건 그것의 진짜 단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나는 아주 강력한 인상을 남긴 사건과 마주했고, 그 이후의 일들은 엄마가 사라졌다는 감정 하에 느끼는 약간의 탈출구 같은 즉, 아이스크림 같은 것들이었다. 하물며 그 이후의 일들은 아이스크림처럼 달지도 않아서 줄곧 신경을 건드리고 못 살게 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의 편안함은 다르다. 친구가 나에게 주는 인상이 꽤나 큰가 보다. 적당히 졸업장만 받고 빠져나올 생각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생겨났다. 그들과 인사를 나눈 그 시점은 어쩌면 또 다른 사건이었다. 뭐랄까 연극배우가 같은 시기에 두 개의 공연을 연기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또 다른 감정들과 마주하였다. 긴장을 늦추는 것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그런대로 의미 있는 감정이었다.


누군가 단상 위에서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나는 괜히 그가 노래라도 하길 바랬다. 그러나 그는 전혀 노래 따위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 생각에 맞게 여러 이야기를 했다. 간추려서 나열해 보자면 감사, 새로운 시작, 수고, 사랑 따위의 것들을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연결 지으며 진행을 이어나갔다. 이 순간만큼의 그는 교직원이 아닌 졸업식 진행자로서 마이크를 잡은 것처럼 꽤 능숙하게 말을 했다. 그의 말이 끝나갈 때쯤에 담임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그녀에게 짧게 목례를 건넸고, 그녀는 차분하게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먼저 받은 졸업장을 내게도 건네면서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몸은 괜찮니? 그래도 오늘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구나. 너는 몰랐겠지만 내 나름대로 걱정을 꽤 했단다. 아침에 병원에 다녀온 거니? 아차. 나도 너무 정신이 없구나. 나중에 더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 졸업 정말 축하한단다. 이따 반에서 보자”


라고 했다. 나는 오늘 지각한 것에 대해 그나마 이야기를 할 줄 알았으나, 그건 또 나의 착각이었다. 그래서 그냥


“네. 감사합니다.”


하고 약간 웃긴 말투로 또 기분 좋은 말투로 그녀에게 답했다.

 

그녀는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그에 맞추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친구들은 내 곁에 있었고, 곁에 같이 있던 그 순간이 또 다른 세계로 넘어온 것 같아서 나는 그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졸업식. 이것들은 꽤나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정신없이 지나가는 장면들을 그리고 곁에 다가와 같이 찍는 여러 사진들을 만끽하려 했지만 그 시간은 그리 여유 있는 것이 못되었다. 나는 그래서 겨우 몸을 추스르고, 반 친구들과 교실로 돌아가 담임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지나가는 그리고 마주치는 모든 이와 이름만 아는 그 모든 이들과 인사를 나눴다. 나는 진실로 그들이 안녕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인사를 나눴고, 그건 또 나한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인사가 어느 정도 끝마치어졌을 때쯤 의빈이가 다가왔다. 키가 큰 그 애의 치마는 내가 입으면 코트가 될 것 같았다. 매번 편한 바지를 골라 입던 그 애가 드디어 교복을 단정하게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정말이지 오랜만이라 꽤 신기하기도 했다. 그 애를 올려다보며 그 애가 하는 말을 들었다.


‘아팠다며, 괜찮아? 그니까 내가 요즘 같은 날은 감기가 문제라고 말했잖아. 너 또 창문 열고 잤나 보구나? 어휴 엉뚱한 것~’

그 애는 마치 자기가 잘못한 것을 자책하기라도 하는 듯이 내게 막 말을 쏟아냈다. 내가 그저 그 애의 짙은 갈색의 단발머리를 쳐다만 보고 있자 무언가 다른 감정이 들었는지 내게 다시 말했다.

‘그래 그래도 괜찮아 보인다 야. 그거면 됐지 다행이다. 명심해. 감기는 겨울이 필요한 거야. 어쨌든 우리 밥 먹으러 가야지 지난번에 얘기한 거기. 얼른 안 가면 자리 다 뺏길걸. 가자 얼른.’


‘좋아 걱정해 줘서 고마워’

나는 그 애의 퉁명스럽고 통통 튀는 그 말투 그걸 굉장히 좋아했다. 그 애는 힙합이나 록커가 된다면 정말 잘 어울릴 거 같지만, 정말 어울리지도 않게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나와 꽤 많은 공감대를 가지기도 하고, 더해서 집에만 있느라 고등학교 내내 이 친구를 학교 외의 밖에서 만났던 건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러나 그런 덕에 외출에는 정말 계획적이다. 오늘 가자고 하는 그 식당도 그 애가 2주 전부터 알아봐 둔 곳이었다. 덕분에 우리 3명은 항상 의빈이와 함께 만나면 계획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 애가 나가는 것을 바로 따라 나갔다. 기연이랑 설이는 사진을 찍고 있었고, 나는 그들에게 잠시 미소가 지어졌다. 난 그들과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그 식당은 약간 이자카야 같은 곳이었는데 나무로 된 문과 창문이 정말 이국적이었다. 나는 그 일본식 간판을 바라봤고, 일본어 글씨 밑에 눈꽃이라고 적힌 것을 보곤 안으로 들어갔다. 꽤나 다양한 음식이 메뉴판에 즐비해있었고, 늦은 오후의 비스듬하게 내리쬐는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자리에 앉으려던 찰나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확연히 눈에 띄는 누군가. 바로 그녀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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