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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랜드 Aug 19. 2024

너랑 밥 먹을 때 난 불쾌해


  시선 끝엔 그의 입술이 있었다.

그의 입술 주변엔 초록 소스가 묻어있었고, 나는 거기서 불쾌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얼굴  닦지 그래?”


안경을 추켜올리며 그는 나를   바라보곤,  소스가 묻은 입을 가능한 끝까지 올리며 미소를 보였다.

그리곤 겸연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핳, 미안 맛있어서 그만”, ” 파스타 진짜 어떻게 만든 걸까. 레시피를 배워가고 싶어 정말


나는 일그러진 얼굴과 동감하는 말을 동시에 그에게 던졌다. 이해되는 것은 맛있다는 것이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그렇다고 해서 자기 얼굴에 무엇이 묻었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솝우화의  구절을 빌리자면 ‘ 결점은   뒤에 업혀 존재한다.’라는 말이 있다.

개인적인 해석은 나는  결점이  뒤에 업혀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업혀있기에  몸을 무겁게 한다.

, 나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남이  뒤에 업고 가는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도 모르는) 결점을 보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위의 얘기와 매우 흡사하다. 결점이라는 것은 때때로 특히 누군가한테는 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일  있다. 나는 그의  주변을 보고 불쾌감을 느끼고 심지어는 분노를 느끼기까지 했다. 그래서 나는 하얀 천으로   주변을 닦았다. 아무것도 묻어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진지하게 안도감을 느꼈다. 계산을 끝마치고 나오면서 거울을  찰나, 나는 보았다.


앞니에 파슬리 가루가 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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