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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Apr 08. 2024

나를 찾아서(1)

나만의 강점으로 콘텐츠를 찾아라!

퍼스널 브랜딩에서 제일 어려운 점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콘텐츠란 각종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정보를 통칭하여 이르는 말이다.(출처:네이버어학사전)

퍼스널 브랜딩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나'에 대해 탐구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해야 하며 내가 가진 강점으로 다른 사람과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학교 다닐 때부터 '나'에 대한 탐구를 자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에 흥미가 있고 무엇을 잘하는지 생각하라고 한다. 희한한 점은 내가 무엇을 못하고 싫어하는지는 빨리 알 수 있는데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진로를 결정해서 어느 쪽으로 진학해야 할지 결정하는 입시 순간에도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보다는 성적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다반사다.

그래서 어른이 되고 나서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런 생활에 길들여있다 보니 '나'를 탐구하는 과정은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책에서도 '나'를 분석하는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내가 잘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중심으로 생각했다. 내가 항상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 발작 물러서서 바라보았다.

그림책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현장에서 내 모습은 어떠한지 생각하고 체크했다. 책 읽어주면서 반응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내 기분이 달라짐을 알았다. 어떤 책인지 물어보거나 무슨 이야기인지 알려달라며 책 읽는 시간에 다가오는 날에는 내 입꼬리가 자동적으로 올라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림책이었다. 큰 주제는 정해졌으니 이제는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림책을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이 관찰하고 생각해야 한다.

그림책으로 콘텐츠를 생각하면서 그림책 시장이 얼마나 좁은지 새삼 느꼈다. 그림책 사업은 크게 테라피와 심리가 차지했다. 그리고 그림책놀이, 그림책 활동가, 그림책 모임으로 이루어졌다. 좁은 그림책 사업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난관이었다. 


변예슬이 쓰고 그린 그림책 <<나를 찾아서>>에서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긴 여행을 한다. 깊은 바닷속, 줄을 지어가는 물고기 떼 속에서 작은 물고기는 반짝거리는 빛에 이끌려 대열에 이탈한다. 빛을 쫓아간 물고기는 그곳에서 반짝이는 것들을 보고 자신도 반짝이고 싶어 한다. 붉은색 보석에 입을 맞추자 붉은색으로 물들어 버리고 더 반짝이는 것을 찾아 물들고 또 물든다. 그리고 작은 물고기는 제 색을 잃어 버린 채  괴상한 색으로 변해버린다. 자신을 잃어버린 물고기는 무서운 눈들을 마주하게 되고 "너 자신을 잃어버렸다"라고 말을 듣고 황급히 그곳을 빠져나온다. 자신이 헤엄쳐온 모든 길들이 보정당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러던 작은 물고기는 거울 속 자신을 만나고 "나를 기억해 줘"라는 말을 듣는 순간, 몸 안을 가득 채웠던 낯선 것들을 뱉어 버린다. 그리고 나서야 자신만의 온전한 빛을 갖게 된다. 

<<나를 찾아서>> 그램책의 주인공처럼 작은 물고기는 나였다. 나보다 훨씬 앞서간 사람들을 보며 부러웠다. 

이것이 좋다고 하면 이것을 배웠고, 저것이 좋다고 하면 저것을 배웠다. 나보다 좋아 보이면 끊임없이 물들였다. "만날 배우기만 하니?" "그건 왜 배우니?" "뭣에 쓸라고?"라는 언짢은 말을 들으면서도 배움을 놓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과 비용을 아무 생각 없이 막 쓰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목적도 없이 목표도 없이 남이 하니 나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똑같이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생각이 나를 끊임없는 배움 속으로 밀어버렸다. 마치 <<나를 찾아서>>의 작은 물고기처럼 물들여졌고 '나'를 잃어갔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고 빨리 생각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구덩이로 밀어 넣었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잠시 콘텐츠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헬스장으로 가서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걷다가 달리고 다시 걸었다. 아이디어는 어느 한순간에 온다고 했던가. 걷고 뛰다가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서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반면에 좋은 점도 있었다. 온라인으로 내가 직접 그 장소에 가지 않아도 강의를 자유롭게 들을 수 있었던 점이었다. 더구나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이용한다는 점을 착안해 문해력까지 생각이 넓혀졌다. 휴대폰으로 영상을 많이 접하다 보니 생각하는 힘이 약해졌다. 그 점을 응용하고 싶었다. 드라마, 영화, 책, 시사, 광고까지 휴대폰으로 보고 있는 점 그리고 거기서 말하는 메시지를 잘 읽지 못한다는 점이 생각났다. 그걸 해석하는 능력과 그림책을 연결하는 콘텐츠가 생각난 것이었다. 사실 큐레이션을 하면서 뭐든지 책으로 연결하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이거다!' 그리고 바로 실행으로 옮겼다. 미디어리터러시와 그림책 큐레이션을 접목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미 작년부터 독서모임에서 내가 하고 있는 진행방식이었기에 자신 있게 준비할 수 있었고 자료 분석하고 그림책 분석과 동시에 큐레이션 하는 것은 즐겁고 신나는 작업이었다. 

콘텐츠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가 다음 과제였다. 미디어리터러시와 그림책의 만남, 그림책미디어리터러시인문학 혹은 그림책미디어리터러시인문학마인드셋으로 가닥이 잡혔는데 이름이 너무 길어 앞글자만 따서 "그림책 미인"이라는 이름으로 콘텐츠를 완성했다. 그리고 브랜드 이름을 정했다. 남들과 다르게 그림책을 접근하는 곳,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에 브랜드를 만들었다.

"남다른 그림책"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남다른그림책

#콘텐츠를찾아라

#내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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