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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이안 Mar 17. 2024

가장 최근의 여행

영화관에 가는 일

최근의 여행은 영화관에 가는 .

상영관에서 상영관으로 이동하는 것.


살아보지 않은 가상의 시대나

머나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좋은 놈, 나쁜 놈, 평범한 놈이 숨긴 모든 계획을 아는 것.

한 번 체득한 시대를 여러 번 다시 경험하는 것.


인물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듯

동일한 상황에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결과적으로 후퇴를 하면서도

전과 같은 다짐을 하는데

결과를 알면서도 되풀이해 보는 일은

인간의 본질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

당신도 인간임을 일깨우기 때문.

어쩌면 인간임을 오래 잊고 살았기 때문.

 

영화관으로의 여행은 박람회와도 닮아서

업계 사람들이 머릿속 청사진을 프레젠테이션 한다.

나는 결재권이 있는 사람.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발표를 감상한다.


엔딩 스크롤이 끝날 때까지 온전히 보는 일은

마음의 꽃다발을 건네는 것.

좋아하는 피아노 학원 선생님에게

토끼풀로 만든 목걸이를 건네듯

마음을 전하는 것.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도 알게 되는데

최근에 배운 것은

스트레스를 길들이는 법.

이는 곧 두려움을 길들이는 법.

그 위에 올라타 미지의 시대를 달리는 것.


가장 최근의 여행은 도보로 걷는 .

영화관에 가는 것.

마련된 자리에 앉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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