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이안 Apr 01. 2024

글 쓰는 마음

케이크 상자를 여는 마음 

어쩌면 질문하기 싫을 때, 글을 쓰지 않는다.

질문이 없는 것은 상자를 수용하는 것.

따분하고 지루한 그 안의 삶을 기꺼이 인정하는 것.


완벽을 추구할 때, 글쓰기를 멈춘다.

완벽한 코끼리를 상상하던 자아는 제풀에 지쳐

쓰지 않으면 편해지리라, 

읽거나 보는 것으로 충족이 가능하리라, 

주문을 왼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이어진다고 착각할 때, 

기록하길 주저한다.

그건 엄연히 일상에 대한 오해.

일상에게 사과해야 한다. 


오늘 글을 썼을 때, 내일 이어 쓸 확률은?

무모하게 점치면 100%이며

보수적으로 따져 보면 50%, 더 상세하게 그간의 실행률을 점쳐보면 4분의 1 정도.


그럼에도 어쩌다가 글 쓰는 마음은 케이크 상자 같다.

케이크를 좋아하는 나는 기꺼이 그 안을 열어보고 싶어 한다.

누군가 왜 쓰냐고 물으면, 글 쓰는 자아는 

케이크 좀 보세요. 제가 만들었답니다. 선보이고 싶었어요,라고 답할 것이다.


상자 안 세상도 잊고, 무지몽매한 어떤 어리석음도 잊고,

케이크를 먹으면서 이다음의 글쓰기를 생각할 것이다.




이전 14화 가장 최근의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