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23편
각자 어떤 숨통의 시간을 보내시나요? 아이가 토요일에 미술학원을 가기 시작하면서 저에게도 주말 휴식시간이 생겼답니다!:) 한시간이 어찌나 귀한지. 오늘은 미술학원 근처 카페에 왔습니다. 한시간 후 아이를 데리러 가기 전 산미있는 커피 한잔과 에그타르트 앞에 앉아 있습니다. 주말에 여유부리는 시간이 가능해졌다는 게 감격스럽달까요. 이런 시간이 더더 늘어나기를 고대합니다. 그 와중에 가을 햇볕도 참 따스합니다:)
"오늘 점심엔 뭘 드셨어요?" 란 말로 시작하는 책. "어떤 점심시간을 보내셨어요?" 란 질문을 던지는 책. 제일 좋아하는 가을이라 요즘 점심시간엔 산책을 꼭 하려 한다. 이 가을은 언제 끝날지 모르게 짧으므로. 혼자 책을 들고 가볍게 도서관 산책을 다녀오는 길에 달달구리한 커피 한잔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오후에 간식으로 배를 채우지만 포기할 수 없게 황홀하다, 이 가을산책이.
책 목차에서 '비커밍 점심 산책자'란 글의 제목을 보고선 여기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네 싶어 반갑고, '떡볶이와의 결별'이란 제목에서 그게 가능한 일인가 무척 궁금해졌다. '점심식사'를 소재로 사람들의 다양한 점심시간을 읽어볼 생각에 즐거워졌다. 그러면서 나름의 다양한 점심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즐겁고 약간 비장한 각오도 다져본다. 가을 점심산책을, 연휴나 주말 뒤엔 고요한 도서관 산책을, 허기질 땐 든든하면서도 가벼운 소고기김밥 한줄 점심을, 샌드위치 커피 들고 바닥분수 앞 파라솔에 앉아있기를, 테라스 있는 카페에 멍하니 자리잡기를, 좋아하는 떡방 가기를. 이렇게 적고보니 좋아하는 가게 하나 찍고 그곳으로 향하며 찬찬히 걷기가 내가 좋아하는 점심시간이구나 깨닫는다.
이 책에는 다양한 점심의 얼굴들이 담겨있다. 한 개인의 점심시간이 코로나와 맞물려 어떻게 변했는지 네편에 걸친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 코로나시기에 떡볶이가 생각나지 않았던 일에 대한 놀라움이나, 요리를 시작해 짧은 점심시간이 식사냐 산책이냐의 선택의 문제가 된 이야기며, 결국엔 손이 빨라져 비커밍 점심 요리 산책자가 된 이야기. 평범한 직장출근인으로 매일매일 점심시간 활용을 고민하는 나로서는 점심에 얽힌 이야기들이 너무나 흥미로운 주제들이었다. 점심을 제대로 먹으면 잠이 쏟아져 바로바로 에너지충전이 되는 당류의 간식들을 이곳저곳에 넣어둔다는 이야기는 딱 나여서 고개를 자꾸 끄덕였다. 업무시간에 이어 점심시간까지 회사사람들과 먹어야하는 고욕을 피해 개인시간을 갖는 이야기, 같이 먹는 사람들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지만 힘을 내기 위해 꾸역꾸역 먹는 짠한 이야기까지. 일부분은 모두 조금씩 공감되고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이라 더 술술 읽혔다.
"마지막 점심식사라면 어떻게 보내시겠어요?"라는 질문은 이책을 관통하는 물음이다. 나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서 같이 좋아하는 음식을 간단히 먹고 산책하다 편안한 테이블에 앉아있을 것 같습니다:) 읽고 혼잣말로 대답했다. 그 질문에 대한 다양한 대답이 궁금하다면 <혼자 점심 먹는 사람들을 위한 산문>을 펼쳐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