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곤쌤 Sep 26. 2022

선명한 빛을 위한 어둠

재수 없지 않게 성과를 어필하는 방법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람은 빛이 납니다. 밝게 빛날수록 눈살을 찌푸리게 되어있죠. 여기서 말하는 ‘빛’은 자신의 성과, 권위, 장점, 잘난 점을 말합니다.

“저는 이렇게 대단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런 성과를 냈습니다”

자랑을 하기 위함이 아닌 신뢰를 주기 위해 자신을 어필하지만 청중은 뭔지 모를 ‘재수 없음’을 느끼게 됩니다. 권위는 인정하지만 부러우면서 듣고 나서 기분이 좋지 않죠. 다시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찾지 않게 될 겁니다. 말하는 사람은 이 빛을 경계하지 않으면 그 빛에 취해 결국 우월감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빛을 선명하게 보이기 위해서 어둠을 깔아야 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정오에 해수욕을 할 때면 그늘을 찾게 됩니다. 집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선 조도를 낮추고 간접조명을 틀죠. 우리가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선 어둠이 필요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기 위한 것은 ‘어둠’입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연예인과 내적 친밀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재석 씨를 예로 들어볼까요. 실제로 만나지 못한 유느님이지만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친근함’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바로 실패와 실수, 모자람, 부족함, 결핍, 취약성에서 옵니다.



넘어지고 깨지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에게 친밀감을 느낍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예능들이 왜 친근하게 여겨지는지 생각해보면 연기자의 부족한 모습이 떠오르실 겁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실패와 약점을 보게 되면서부터죠. 그래서 모든 드라마는 주인공의 실패로부터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살면서 본 적 없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내 이야기가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친밀감이 들게 해야 하죠. 교육학, 상담학에서는 이것을 ‘라포’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서론의 역할은 두 가지입니다. 빛과 어둠. 실패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어둠을 보여주고 빛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휴스턴 대학교수 브레네 브라운은 TED <취약성의 힘>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누군가와 진정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낱낱이 내보여야 합니다. 진짜 모습을요.”

이전 13화 비유는 마치 소금과 같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