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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곤쌤 Sep 30. 2022

비유는 마치 소금과 같습니다.


말이나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라면 단연 '비유'입니다.



비유는 마치 소금과 같습니다. 소금이 없어도 먹고는 살 수 있지만 맛이 없죠. 마찬가지로 비유가 없어도 말을 할 수 있지만 맛이 없습니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맛있게 말할 수 있는 비유 사용 방법입니다. ‘원관념/보조관념’이나 ‘직유/은유’와 같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당장 사용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신은 손난로 같은 사람이야”라는 비유가 있습니다. ‘당신은 따뜻한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보이지 않는 ‘따뜻함’을 설명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손난로에 빗댑니다. 이처럼 감정, 성질이나 개념같이 안 보이는 것을 보이는 것에 많이 비유를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느껴지지 않는 것을 느끼게, 이해되지 않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비유의 역할입니다. 



그럼 실습을 해봅시다. 여러분은 ‘사랑’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시겠나요. 잘못된 비유는 “사랑은 감사와 같아”라며 보이지 않는 개념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설명하면 이해시킬 수 없습니다. 



한 광고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딸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여러분에게 누군가 사랑을 물어봤다면 뭐라고 설명하시겠나요. 딸은 이렇게 이야기하죠.

“치킨 먹을 때 닭다리 두 개 다 아빠 주는 거”

아빠는 환하게 웃으며 “닭다리 주는 게 사랑이야?”라고 되묻죠.



예수님이 바닷가에서 이야기합니다.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마치 가득 낚은 물고기와 같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물가로 나와 좋은 물고기는 그릇에 담고 좋지 못한 것은 내버리는 작업을 하듯 천국에 들어가기에 심판을 받는다는 뜻을 전하죠. 보이지 않는 천국을 어부들에게 와닿도록 비유합니다.



최고의 비유는 상대가 아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적절한 비유가 있더라도 상대가 모르는 이야기라면 비유가 실패한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듣는 사람의 상황과 지식을 알아야 하며, 일상적이고 친숙한 ‘시장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비유를 잘하는 사람은 '일상을 관찰하고 기억해두는 자'입니다. 글 쓰는 사람이죠.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가 말하길 "모든 진리를 말하되 빗대어 말하라, 번개에 놀란 아이의 마음을 자상한 설명으로 가라앉히듯 진리는 서서히 광채를 발해야 하리. 안 그러면 모든 이의 눈이 멀 것이니"라고 말합니다. 



진리는 직접적으로는 말하면 눈이 부십니다. 혹은 이해할 수 없죠. "고통이 지나면 행복해질 거야"라는 말을 진리로 여기지만 우리는 그것을 잔소리로 여기거나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이야기를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고 비유한다면 선명히 전달되겠죠. 서서히 빛을 밝혀야 선명하게 전달이 가능합니다.



2차원에 사는 네모에게 축구공을 설명하기 위해선 "축구공은 원 같은 거야"라며 비슷한 것으로 설명해야 하죠. 비유란 다른 차원의 사는 자에게 그 차원의 언어로 말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아는 것으로 모르는 것을 설명하려는 달달한 사랑의 언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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