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더니...
올해 나는 2주택자의 꿈을 꾸며 처음으로 임장이라는 것을 다녀보았다.
당장 목돈은 없었다. 막연히 올 여름 강북 우리집 월세 만기가 되면, 월세를 전세로 돌리고 전세금을 활용해 집을 사야지, 마음 먹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전세금에 맞춰 작은 실거주 집을 사려고 했다. 그렇지만 이동네 저동네 돌아다니다보니 점점 눈이 높아졌고 이왕이면 더 좋은 아파트를 전세끼고서라도 사놓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집 한번 사는데 드는 돈이 얼만데....
이왕이면 내가 살수 있는 최고 좋은 집을 사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미 전고점에 다다른 집값에, 모아둔 종자돈도 없이 전세금 빼서 집사는 것을 꺼리던 남편은 일단 월세받아 종자돈이나 모으자고 계속 나를 설득했다.
그러던 중 세입자가 1년만 더 살고 싶다는 의향을 밝혀왔다. 결국 우리집 월세 계약을 연장하기로 하고, 난 2주택의 꿈을 접었다. ㅠㅠ
6월, 나는 해외로 이른 휴가를 떠났다.
여행 내내 누군가에게 '삥' 뜯기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4식구 외식 최저 10만원
스타벅스 커피 한잔 1만원
생수 한병 3500원....
고환율에 해외 나온 내가 잘못이지...
고환율을 용인하는 정책 덕분에, 죄없는 내가 가난해진 것 같아 화가 났다.
마음 한켠으로는 아쉬움도 스쳐지나갔다.
거봐, 열심히 돈 모아봐야 물가 오르는거 못 따라가.
자산 사놓고, 대출금은 인플레이션에 녹여야지.
월세 연장하는 바람에 앞으로 몇년 간은 목돈 만질 일이 없을꺼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했다..
그런데 이런 내 마음이 전달되기나 한것처럼, 휴가 중 호텔방에서 쉬고 있는데 부동산 사장님으로부터 휴대폰 문자 한통이 왔다.
안녕하세요. 임차인이 갑자기 회사 발령으로 이사 가게 되어 집을 비우겠다고 합니다.
다음 사람 집 보는 것에는 최대한 협조를 하겠다고 합니다.
오...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도 내 마음을 안 것 같았다.
남편도 더이상은 반대하지 못했다.
나는 집을 전세로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