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이 뭔가요?

농촌유학 장보기

앞의 내용들로 농촌유학 생활이 많이 그려지신다면 또 한걸음 앞으로 나간 겁니다. 이제는 아주 실질적인 이야기! 바로 농촌에서 장보기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해요. 요새 가장 트렌디한 장보기는 바로 새벽 배송이죠? 저도 도시 살 때는 새벽 배송을 즐기는 트렌디한 여자였답니다.


그러나 농촌유학을 와서는 멘붕에 빠졌습니다. 멘붕이고 말게 없는 게 사실 집 주변에 우선 대형 마트는 둘째치고 편의점도 없는 곳이었기에 장보기에 대한 대안이 전혀 없어 보였어요. 그리고 심지어 차로 25분 정도 거리에 작은 하나로마트가 있었는데 물건이 진짜 형편없었어요. 아니 이 가격에 이 과일을 사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예요.


농촌에 살면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더 풍성하게 많이 먹게 될 줄 알았는데 전혀 상황은 그렇지 않았어요. 유통구조상 이곳에서 난 농작물들이 서울 경매시장이나 재래시장으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유통되어 판매되기 때문에 신선도는 떨어지면서 수요가 많지 않은 이곳에서 가격은 아주 비싸지는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농촌에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땅을 가진 사람들뿐이라는 것!! 그리고 그 땅에서 자신이 땀 흘려서 일군 것들만 먹을 수 있어요. 하하하. 농촌유학에 대한 환상이 팍 깨지는 기분이 드시죠? 맞아요. 집은 구해본다 해도 땅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좌절감이 몰려옵니다.


그러나 사실 농촌 주변에 조그마한 텃밭 정도는 따로 땅을 구하지 않아도 일궈먹을 수 있도록 농촌 인심이 넉넉한 편이에요. 다만 노동을 해야만 신선한 식품을 구할 수 있어요. 또 저희 아이들은 어른 못지않은 식성과 대식가의 위를 가지고 있어서 장보는 것이 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였어요.

새벽 배송 대신 택배 배송

우선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새벽 배송은 불가했어요. 다만 다행인 것은 새벽 배송은 불가하지만 택배 배송은 가능했어요. 한마디로 하루나 이틀 정도 소요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그 와중에 택배로 식품 배송을 받아볼 수 있는 게 감사했어요.


원래 이용하던 한살림은 배송 자체가 불가능해서 농촌유학 오면서는 배송으로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택배 배송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 중 시스템이나 배송상태가 가장 양호한 게 바로 오아시스였어요. 제가 가장 애정 하는 오아시스 배송은 수산물이나 직배송류의 상품을 제외하고는 아이스박스로 패킹되어서 웬만한 제품들은 받아볼 수 있는 택배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요.


농촌에서 구하기 힘든 식재료부터 샐러드류까지 배송이 돼서 하루나 이틀 정도만 더 기다린다는 마음이라면 장보기의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농촌에 들어갈 때 조금은 슬로 라이프를 추구하고자 들어갔으니 장보기에서도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하는 마음가짐이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요.


* 오아시스 추천 메뉴- 우유, 요거트, 쌈야채 및 계란 종류 및 아이들 냉동 간식--> 패키징이 잘되어 와서 음식물이 상하거나 할 일이 없고 다양한 반찬까지도 배달이 가능하다.


신선식품과 직배송 상품

오아시스 같은 배송 시스템에서는 직배송 상품이 따로 분류되어 새벽 배송이나 일정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어서 함께 주문하기 어려우니, 생새우나 낙지, 혹은 생물들을 구매할 때는 현지 직송 상품을 디렉트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이렇게 다이렉트로 구매하는 경우는 개별 택배사가 따로 있어서 택배 배송도 하루정도면 바로 받을 수 있고, 다른 물건이랑 함께 배달되는 것이 아니라서 물건이 망가지는 경우도 현저히 적더라고요.


저희 아이들 같은 경우는 아저씨 식성이라 낙지 탕탕이나 육회, 생선회도 엄청 좋아해서 생새우랑 낙지, 제주 오겹살 또는 회나 해산물 같은 경우는 개별 스마트 스토어에서 따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신선식품을 이용했어요. 아무래도 메인 메뉴이다 보니 개별 배송을 받아야 해서 배송비가 따로 들기는 하지만 농촌 유학하시는 분들이랑 합 배송해서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요런 메뉴들은 개별적으로 이용하시는 사이트들이 있을 것 같아서 따로 추천 사이트를 적지는 않을게요^^


신선식품 외 저장식품이나 공산품

신선식품 외에 저장해서 두고 먹을 수 있거나 공산품의 경우는 쿠팡 같은 로켓 배송은 안되지만 일반 택배 대비 늦어도 하루정도^^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정도면 귀여운 수준이니까~~.


대부분 일반 택배 배송을 시키기는 하지만 중간중간 떨어지는 학용품 종류들은 도시 갔을 때 다이소나 대형 문구점이나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한 번에 사서 좀 쟁이는 경우가 있어요. 소소하게 아이들 물건을 구매할 문방구는 없으니 요런 제품의 경우는 쟁이거나 하루 이틀 정도는 좀 더 여유 있게 시키는 게 좋아요.


농촌에서도 아주 깊은 지역에 위치한 경우에는 택배가 들어오는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이건 각 지역별로 확인이 필요해요. 평소에는 택배 배송에 큰 무리가 없지만 강원도는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폭설이 오는 경우에, 도로 제설작업으로 딜레이 되는 경우는 종종 있어요.

지역 오일장

농촌유학을 하면서 소소한 재미 중 하나가 바로 오일장 나가는 거예요. 오일장 너무 정겹지 않나요? 농촌 오기 전까지는 아직도 오일장이 있다고 생각도 못해봤는 데 시골에 있어보니 지역마다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 다 달라요.


아이들도 평소에 간식이 많지 않으니 오일장 가는 날에 기대에 부풀어 함께 나가기도 하고, 같이 못 가는 날은 간식을 사달라고 주문하기도 해요. 아이들 간식으로는 떡볶이나 도넛의 분식 종류, 그리고 땅콩 볶음이나 검은콩 같은 것들을 구매해요.


특히 제가 오일장에서 가장 많이 구입하는 품목은 바로 과일이에요. 우선 과일가게 트럭이 한 번에 들어오니 과일 종류가 다양하고 마트의 과일보다 훨씬 신선도가 좋아요. 그래서 오일장 갈 때는 거의 2주 정도 먹을 과일을 종류별로 담아오는 편이에요.


그리고 사이즈가 큰 야채 종류도 이때 구입을 해요. 무나 호박 배추같이 무거운 야채의 경우 배송으로 받으면 너무 부피가 크기도 하고 포장용품 처리가 힘들어지더라고요. 조금 두고 먹거나 당장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되는 야채 같은 경우는 오일장을 통해서 구매해요.


새벽 배송이 안 되는 불안감이 좀 해소가 되었을까요? 새벽 배송 대신 조금 느리지만 대안이 없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농촌 유학하면서 사실 이런 작은 것 하나하나가 엄마의 입장에서는 참 불편하고 번거롭기도 한 과정이에요. 아이보다는 엄마가 느끼는 귀찮음이 훨씬 더 크죠. 처음엔 저도 불만이 생기고 아이도 불만이 생겼어요.


그런데 농촌에 들어와서 내가 누리는 것들을 떠올려봤어요. 조금 느리지만 그래도 삶의 감수성을 느끼고 더 많은 자연을 감상하고 사계절의 변화를 만나는 그 소중함과 맞바꿀 만큼일까? 귀찮고 힘든 상황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저랑 아이가 배운 것이 있어요.


바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다릴 줄 아는 것, 그리고 도시에서 누렸던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지금 내가 누리는 것이 항상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 거죠.

차고 넘치는 것에 감사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를 찾는 연습을 하게 되었어요.

이런 불편함 덕분에 일상에서 감사가 넘치게 되었어요.


농촌 유학하면서 소소하지만 중요하고 디테일한 장보기 노하우를 함께 해봤어요. 다음 편엔 농촌에서 운동하기로 만나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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