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미뤘던 얀챕을 시작으로 오늘의 일정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무어리버에서 출발해서 얍챕국립공원 그리고 란셀린 샌드듄, 세르반데스 홀리데이파크까지가 오늘의 여정이다.
전체 이동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데 우선 돌아와야 하고 도착 후 여행 시간을 고려하면 이 또한 빡빡한 일정이 될 것 같다. 무어리버와 길더튼 비치에서의 산책을 마치고 후다닥 체크아웃해서 얀챕 국립공원 도착!
얀챕 국립공원이 퍼스에서 가깝고 캠핑카 여행을 시작할 때 첫 코스인 경우가 많다. 어차피 장기일정이라 중간중간 다른 국립공원 방문 계획이 있다면 요때 파크패스로 구입을 추천한다.
개별 방문 시 인당 가격계산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 아침저녁으로 별 보러 가야 한다던지 일정을 자유롭게 짤 수 있다. 다만 원하는 날짜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 연이어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이번 일정에는 홀리데이 5 DAY의 티켓이 우리에겐 적당했다. 25불로 5일 동안 제한 없이 국립공원 방문코스!! 그리고 이건 입구에서 끊는 게 아니라 입구에 이야기를 하면 얀챕 국립공원의 사무실에서 구매할 수 있게 안내해 준다. 이미 원데이 패스를 사고 나서는 환불이 안되니 처음 이용 시에 구매하는 게 가성비 굿!!
기념품샵과 함께 마련된 안내소에서 홀리데이 5일 권으로 구매완료하고 얀챕 국립공원산책을 나섰다.
맑은 날씨가 아니라 비가 오락가락해서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폭우가 아닌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아이들과 걷기 시작했다. 촉촉한 날씨라 더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얀챕 국립공원 산책은 꽤 신비하고 좋았다. 뭔가 더 자연적인 느낌에 밀도 있게 스며든 느낌이었다.
거대한 나무사이를 우비와 우산을 쓰고 살짝 내리는 보슬비 맞으면서 걸었다. 여행이 좋은 건 우리가 낯선 환경에도 불구하고 익숙하고 유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의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와중에 바쁜 일상에는 나누지 못하는 다양한 취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설악산이나 태백산 같은 국립공원들과는 달리 공원을 산책하면서 이런 다양한 동물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낯설긴 했지만 좋았다. 넘쳐나는 캥거루들을 만났다. 코알라도 꽤나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나무에 매달린 코알라를 쉽게 찾지는 못했다.
캥거루라기보다는 캥아지? 느낌으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캥거루들^^
산책로를 따라 가까운 코스로 이동했는데 다양한 코스들이 있어서 전문 트래킹을 할 수 있는 코스도 많다. 여행 올 때마다 여행자로서 아쉬운 건 정해진 시간에 맞춘 여행을 하게 된다는 것이 늘 아쉽다. 늘 꿈꾼다. 일정표에 맞춘 여행이 아니라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계획 없이 와서 그 여행지에 퐁당 온몸을 담그고 오감을 느끼고 기억하는 그런 여행을 해볼 수 있을까? 이건 나의 로망 중 하나다.
비 오는 와중에도 아이들도 불평불만 없이 잘 걸어줘서 고맙고~~
은근 빗발이 거센 가운데 우리의 산책은 계속되었다.
핸드폰으로 찍는 와중에 물방울이 맺혀서 찍혔다.
우리나라의 유채꽃과 비슷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퍼스에서 위로 올라가는 구간에 유채꽃이 어마어마한 구간들이 있다. 아마도 이것도 유채꽃이었나 보다.
호주의 국립공원이 넓다는 건 알았지만 산책 코스 하나도 이렇게 넓은데 본격적인 트래킹코스는 어떨까 싶기도 했다. 요즘은 아이와 다니면 불쑥 커버린 아이에게 깜짝 놀라기도 한다. 어릴 적 아이 어릴 때 어른들이 애들 금방 큰다는 말이 이제는 조금씩 이해가 간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삶에서는 아이의 성장을 느끼기 어려운데 한 두 달 전 사진만 봐도 앳된 모습에 배시시 웃음이 난다.
이 와중에 수시로 나타나는 캥거루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캥거루가 신기하고 편안해 보인다. 확실히 국립공원 안에 있는 캥거루들은 때깔이 좋다. 서호주 여행 중에는 도로 운전할 때도 꽤 많은 캥거루를 만나고, 동물원에서도 만났는데 동물원들의 캥거루는 확실히 나이가 많이 들기도 했고 활동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선인장인데 나무의 꽃처럼 자란 식물이다. 식물을 좋아하는 엄마. 나는 키워본 적 없는 다양한 식물들을 키워낼 수 있는 것이 신기하다. 나는 늘 하는 말이지만 아이 둘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책임질 능력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 아이 둘도 내 부족함에는 너무 벅차고 힘겨운데 하하하 그래서 우리 집은 동물은 못 키운다~~
산책하다 보니 어느새 비가 갠 광장이다. 사진 찍기에 요즘 진심인 아들 덕분에 점프를 10번은 한 것 같다.
광장에서 점프샷 도전!
정말 거대한 숲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돗자리 깔고 한숨 자고 싶은 공간이다.
일부 코스는 휴관이라 산책하지 못하는 구간도 있었다. 내부에 숙소랑 레스토랑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엔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자연에서 맘껏 누리고 사는 캥거루들이 부러웠다. 호주라는 환경 자체에는 아이들이 자연을 만끽하고 누릴 기회가 많고 더 다채로운 난이도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부럽기도 했다. 또 여행의 바쁨과 달리 얀챕에서의 시간은 따로 굴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온전히 느림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도 괜찮을 거 같은 느낌. 그래서 조금 촉박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서두르진 않았다. 이게 바로 얀챕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었다.
느림과 순간의 몰입을 경험하는 기분~~
우리가 방문한 시기가 서호주의 겨울이라 아무래도 야외활동이 적은 시기인걸 감안하면 날씨 좋은 봄여름 가을에 국립공원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북적댈까?
드디어 주차장에 도착!! 우리의 마우이 모아나~~
함께 보낸 시간은 단 하루였지만 나머지 일정동안 우리의 이동을 책임져줄 너와 함께 기념촬영한장!!
이동하면서는 가족 단체샷 찍기가 생각보다 어려운데 이곳에서는 삼각대 놓고 마음대로 찍으니 너무 재밌다.
지나 보니 삼각대를 더 많이 활용해서 온 가족이 더 많이 찍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 전 가장 중요한 건!! 기름 확인
고새 기름이 빨간불이다. 서호주 여행할 때 진심!!! 중요한 건 바로 기름 제때 넣는 것~
막판에 정말 식겁한 일은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 난다. 우선 가는 길에 기름 넣는 주유소가 우리나라처럼 많지 않고, 한번 가는 길이 멀다. 기름 계산 대충 하고 갔다가는 도로 한복판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니 기름 체크 필수!!
우리의 괴물 캠퍼밴 진심 기름 먹는 하마다!! 한번 주유에 60불 이상씩 낸 것 같고, 100불 넘게 낸 날도 많다. 여행 막바지에 대충 기름값만 계산해도 100만 원 넘게 나온 것 같다. 그래도 주유소 있을 때 수시로 넣고 출발!! 하는 것
얀챕에서의 여유로운 오전을 보내고 이젠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다음 코스인 랜셀린 샌드튠으로 고고!! 사막에서의 모래 보드라니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