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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리와 당근의 콜라보

만두! 만두~ 만두~ 만! 두!

Aloha! 


만두를 좋아하시나요? 


필자는 만두를 좋아합니다. 


필자에게 만두는 하와이살이 하면서 정말 저녁을 해 먹기 싫은 날의 구세주 같은 음식이었습니다. 냉동고에서 냉동 만두를 꺼내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절반은 미리 도시락 통에 넣어 한 김 식히고, 나머지 반은 간장에 찍어 먹으면 끝! 설거지도 프라이팬, 그릇, 젓가락, 컵이면 끝! 얼마나 쉽고 간단하고 효율적인지 과제에 치여 있던 도비에게는 냉동 만두가 천군만마였습니다. 


하지만 '만두' 하면 명절에 온 가족들이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손이 생각보다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쉽사리 혼자서 만두를 만들어 먹을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금요일 오후에 장 보러 가서 냉동 만두는 항상 사 오는 정도였죠. 기숙사 공용 주방에서 중국 친구들이 명절이 아니고 그저 평범한 하루의 저녁 식사 준비 때 너무나도 쉽게 슥슥 만두를 빚어서 한 끼를 해결하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만두 만드는 것을 배운다더니 진짜인가 봅니다. 우리가 김치볶음밥이나 간장 계란밥 만들어 먹듯이 정말 쉽고 빠르게 단숨에 만들어 한 끼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니 배우고 싶어 졌습니다. 


용기를 내어 만두를 빚고 있던 중국 친구들에게 만두를 만드는 것을 배워보고 싶다고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흔쾌히 '오케이!' 하던 중국 친구들 덕분에 정말 맛있는 만두 레시피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만두를 배울 동안의 화제는 당연히 중국의 만두였습니다. 중국엔 만두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중국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 갈 때 꼭 그 지역의 만두 맛집을 찾아다닌다고 하던 친구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베이징을 가면 북경 오리도 먹어야 하지만 그전에 베이징의 만두 맛집을 먼저 찾아가 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중국의 전통 만두 맛집 기행을 해보고 싶단 새로운 버킷 리스트도 생겼습니다. 


이 날 배웠던 만두는 셀러리 당근 만두였습니다. 만두 속 준비가 정말 간단하고 쉬워서 한번 놀라고, 완성된 만두는 셀러리 특유의 독특한 향이 의외로 만두와 너무 잘 어우러지며 새로운 맛있는 맛으로 재탄생한 것을 보며 두 번 놀랐습니다. 셀러리와 당근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만두입니다. 레시피는 글 하단에 정리해 두니 꼭 한번 만들어서 드셔보세요! 셀러리 당근 만두를 적다 보니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요리와 문화도 배울 수 있었던 기숙사의 공용 주방이 문뜩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Mahalo!



[셀러리 당근 만두]


재료: 셀러리, 당근, 소금, 간 돼지고기, 맛술, 계란, 식용유, 참기름, 흑후추, 백후추, 굴소스

       : 재료의 양과 양념의 정도는 모두 개인 취향에 맞춰주세요.



레시피

1. 셀러리를 잘게 다져서 약간의 소금에 30분 절인 후 면포에 넣고 꽉 짜 줍니다. 

    Tip: 셀러리를 먼저 손질하여 소금에 절이는 동안 다른 재료들을 준비를 하면 시간이 많이 단축됩니다. 

2. 당근은 채를 썰어줍니다. 채 썰어서 잘게 다져도 괜찮습니다.

3. 간 돼지고기에 [맛술+계란+식용유+참기름+흑후추+백후추+굴소스]를 넣고 잘 버무려 줍니다. 

    Tip: 중국 친구가 흑후추와 백후추의 맛이 다르니 꼭 같이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습니다. 필자는 아직 후추의 미묘한 맛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을 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두 가지의 후추를 사용하니 고기의 풍미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 것 신기했습니다. 

4. 1번에서 3번까지 다 준비된 재료들을 한 곳에 넣고 '한 방향'으로 섞듯이 저어줍니다.

5. 4번 과정에서 만두 속이 말라가는 것 같으면, 즉 윤기가 사라지는 것 같으면, 식용유를 아주 조금만 더 넣어주며 저어줍니다. 만두 속의 생명은 윤기입니다. 

6. 만두를 빚어줍니다.

7. 한 끼 해결 할 양 보다 많이 만들게 되었을 경우 나머지 만두는 주저하지 말고 당황하지 말고 얼려줍니다. 

8. Bon appétit!



P.S: 혹시 반찬이 필요하신가요? 양파에 간장, 굴소스 (혹은 간장)만 넣고 로메인 상추와 같이 고온의 프라이팬에 싹 볶아서 셀러리 당근 만두와 먹어도 정말 맛있습니다. 생으로 먹는 로메인도 맛있지만 볶아진 로메인 상추는 고소함이 곁들여진 아삭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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