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7일
어느 순간부터 그랬다. 아이템을 취재할 때 그 후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180kg짜리 리어카를 몰며 길바닥에서 빵 하나 찬 우유 한 잔을 마시는 할머니. 그림 되겠다. 촬영하고 끝.
성인 피시방, 전화방. 야릇한 음란물이 유통되고 있다. 문제다. 청소년 출입가능업소다. 더 큰 문제다. 방송에서 보여줄 만한 게 많다. 심각하네. 몰카로 찍는다. 그럴듯한 그림들이 나온다. 시청률? 잘 나왔다. 끝. 게임머니가 현금으로 환전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었다. 이거 신고하면 영업정지는 물론 징역 감이다. 하지만 안 했다. 제보자의 신변보호 차원이다. 보여주고 끝나니 '그 후'가 없다. 피시방 업주가 방송을 보면 찔리겠지? 확인할 길이 없다. 보도하면 끝.
데일리 코너의 단점일 수도 있다. 따지고 들어가 봐야 방송도 못 내보내는데 당장 다음 아이템을 준비해야 하니 여유도 없다. 어차피 안 고쳐지는 고질적인 문제다. 과연 이 핑계들이 어느 선까지 납득할 수 있을지는 사실 본인들이 알고 있다. 나나 기자나 인턴이나 VJ나 방송을 내보내는 언론사가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다.
가끔 가족 카톡방에 기사가 올라온다. 오늘도 그랬다. 밀착감이네요 아빠. 적절한 대답을 보냈다. 아빠가 말한다.
아이템만 생각하지 말고..
그들이 우리 이웃이다는 인식의 지평을 넓히도록 하시게..
언제부터 '지평을 넓히는 것'에 소홀했던가. 나는 진정한 방송쟁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