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4일
날 기다리던 그 모습이 나 좋아 일부러 못 본 척도 또 하고 하고
내게 말하던 그 목소리가 좋아 일부러 못 들은 척 또 하고 하고
이 노래 가사 너무 좋지 않아?
라는 말을 내게 건넨 건 미호다. 한국어를 갓 배우기 시작해 한창 재미가 들린 그녀의 이름. 이시미 미호. 같은 학부, 같은 과, 같은 동아리 모임이었던 내 친구.
미호는 얼굴이 하얀, 만화에서 나올 법한 아이였다. 수수한 옷차림에 늘 야무지고 다부졌지만 웃을 때만큼은 사람을 무장해제시켜버리는 환한 미소를 가진 아이. 그 미소에 넘어간 남자, 한 둘이 아니었다.
미호, 쟤 어때? 쟤가 너 좋아하는 거 같은데? 호들갑을 떨 때마다 단 한 번도 동요하지 않던 미호가 어느 날 갑자기 짝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털어놓은 남자는 미호에게 고백해온 멋쟁이들이 아닌 미야자키였다 우리와 늘 어울려 놀던 아이 중 가장 멀대 같이 키만 큰, 수업 빠지고 허구언날 라운지에 앉아 노닥거리던 아이.
참 별 일이야. 미호같이 예쁘고 뛰어난 애가 저런 애를 만나다니.
그런 미호가 나에게 말했다.
"거북이 알아?"
"응, 알지"
"오르마나 라는 노래 좋아"
"오르마나?"
"올 올마나"
"아, 얼마나?"
"응. 그 노래 처음 나오는 가사를 너무 좋아해. 뜻이 예뻐"
그날 이후로 듣는다. 거북이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