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역, 오래된 마음

비로소 들려오는 소리가 있는 법

by 클래식한게 좋아

낡은 역 하나를 만났습니다.

처음 보는 역인데도, 어쩐지 마음이 먼저 걸려버렸습니다.


크지 않은 역사, 삐걱거리는 나무 의자,

시간이 흐르며 빛이 바랜 간판,

오래된 것들만이 지켜내는 조용한 품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요즘 역은 다 새것처럼 반짝이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정성껏 닦아놓은 흔적보다는

그저 세월이 스스로 쌓아놓은 고요함이 더 먼저 느껴졌습니다.


잠깐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느릿느릿 들어오는 기차 한 대,

서둘지 않고, 꾸미지 않고,

자기 걸음으로 제 자리에 오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 마음도 오래된 역 같을 수 있다면 좋겠구나.’


반짝이는 것보다

오래되어서 편안한 것,

빳빳한 것보다

낡아서 부드러워진 것,

그런 마음이 제 안에도 하나 있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오래된 역에서 잠시 머물러 보기로 했습니다.


기차가 오기 전까지,

아니, 기차가 와도 굳이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오래된 역에는 오래된 마음으로 앉아 있어야

비로소 들려오는 소리가 있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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