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빛나는 2018년을 부탁해! –샹들리에

얼굴에 웃음꽃 피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by 김현경

완연한 봄의 기운을 한껏 머금은 프렌치 샹들리에

‘샹들리에를 만든다’는선생님의 말에 처음으로 ‘오호! 드디어 내가 아는 게 나왔다!’ 싶었다. 이전에 만든 플라워 볼이나 베지탈 부케처럼 ‘이런 건 처음이야!’했던 것과 달리. 그런데 선생님의 설명을 들을수록 너무 뻔한 샹들리에를 떠올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꽃들이 빼곡하게 꽂혀서 구름을 연상케 하는 형태로 호텔이나 예식장에 흔히 있는 (내가 예식을 올린 곳에도 있던) 샹들리에가 아니었다. 이제 막 꽃의 세계에 입문한 내 머릿속엔 꽃으로 만든 샹들리에는 그러한 형태뿐이었나 보다. 설명을 다 듣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 어떻게 다른지, 즉 오늘 만들 샹들리에의 포인트를 다시 정리했다. 프렌치 스타일을 명심하고 곱슬 버들 특유의 꼬불거리는 가지를 노출시켜 자연스러운 멋을 살릴 것, 꽃의 방향과 높낮이를 다양하게 꽂을 것. (이 밖에도 꽃의 생김새에 따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나의 수준에서는 우선 이 두 가지에 충실하기로 했다.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았네

가장 먼저 샹들리에의 틀을 만들었다. 곱슬 버들을 반원으로 구부린 후 양 끝을 고정했다. 그런 후 하나 더 만들고 두 개를 합체하여 원형을 만들면 된다. 선생님이 먼저 시범을 보였다. 단번에 원 하나를 뚝딱 만들길래 ‘나도 쉽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웬걸? 곱슬 버들이 너무 뻣뻣해서 구부려지지 않았다. 무리해서 힘을 더 줬다간 파사삭하고 부러질 것 같았다. 선생님은 구부릴 부분을 손으로 문질러서 마사징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부드러워져라, 부드러워져라’ 하며 5분 정도 마사징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곱슬 버들이 부드럽게 반원으로 구부러졌다. 그런데 와이어로 고정하면서 손에 힘이 살짝 빠진 그 짧은 순간, 곱슬 버들이 탄성에 의해 튕겨 버렸다. 덕분에(?) 곱슬 버들에게 딱 밤 한 대 맞았다. 그새를 못 참고 쭉 뻗어버린 곱슬 버들이 얄미웠지만 방심한 내 탓도 있다. 다시 곱슬 버들을 구부려 고정시키고 원 하나를 만들었다. 그런 후 오아시스를 망사로 감싸고 곱슬 버들의 사방에 매달았다. 이렇게 샹들리에의 기본 틀을 완성했다. 이제 꽃을 꽂아 샹들리에의 모양을 만들어 가면 된다. 작업은 꽃의 종류에 따라 진행한다. 한 종류의 꽃을 4개의 오아시스에 골고루 다 꽂은 후 다른 꽃을 꽂는 식. 오아시스 단위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다. 꽃을 4곳에 나눠서 꽂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지금까지는 오아시스 하나만 작업해서 잘 몰랐나 보다. 각각의 오아시스마다 개성을 살려야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이방향으로 꽂으면 풍성해 보일 거야!’ ‘튤립의 가녀린 줄기를 살려야지!’라고 확신하며 꽂았는데 기대에 못 미쳤고, ‘이렇게 그루핑해도 될까?’라고 불안해하며 꽂았는데 의외로 근사했던 순간이 수 없이 반복됐다. 의도치 않게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며 작업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오아시스마다 저마다의 스타일이 있는 근사한 샹들리에가 완성됐다.



1 오늘 함께 한 꽃들. 곱슬 버들, 미모사, 그린허클베리, 다알리아, 튤립, 알스트로메리아, 캄파넬라, 카탈레나로즈, 설유화, 양귀비. 곱슬 버들을 구부려 반원 2개를 만든 후, 양끝을 고정시켜 원형틀을 만든다. 무게중심이 되는 3 지점에 리본을 묶는다.

2 오아시스를 망사로 감싼 후, 방수테이프로 곱슬 버들의 사방에 고정시킨다. 그린허클베리와 설유화로 전체적인 형태를 잡고 높이를 설정한다.

3 카탈레나로즈, 캄파넬라를 그루핑하여 높낮이를 다양하게 꽂는다. 다알리아, 알스트로메리아, 튤립은 줄기가 잘 보이게 꽂는다. 빈틈에 미모사를 채워 풍성하게 연출한다.

4 붉은 양귀비로 포인트를 줘 마무리한다.


오늘 클래스에서 기억할 내용

| 마사징

가지나 줄기를 구부리기 전, 마사지하듯이 손으로 문질러 부드럽게 만드는 것.


매서운 추위 가고 따스한 봄날이 왔으면!

요즘 들어 날이 너무 춥다. 추운 걸로 유명한 러시아보다도 기온이 낮다고 하니 ‘이거 실화냐?’ 싶을 정도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 일에 치여 사느라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당장 눈앞의 일을 처리하는 데 급급했다. 동시에 중간중간에 예상치 못한 일들도 수습해야만 했다. 그런 탓에 새해가 바뀌는 순간에도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해야만 했다. 새해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잡고 나를 위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했는데 첫날부터 그 신념이 처참히 뭉개진 것 같아 조금 우울했다. 그런데 믿기 힘들게도 샹들리에를 보니 그러한 마음이 누그러졌다. 전구를 달아 놓은 진짜 샹들리에처럼 화사한 꽃들이 나를 향해 빛을 비추는 것 같았다. 일하느라 칙칙해진 내 얼굴, 의기소침해진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고 따뜻한 온기로 꽁공 언 몸을 녹여주는 듣ㅅ한기분이 들었다. 수업 후에 기분이 좋아진 적이 많았는데 오늘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지금의 추위도 잘 참을 수 있고 2018년 한 해도 목표대로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다음 클래스까지 할 과제

다양한 형태의 부케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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