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무심한 듯 시크한, 늘씬한 자태가 매력 –암부케

팔에 살포시 걸치는 부케

by 김현경

오랜만에 그리고 처음 보는 부케

그동안 플로럴 폼에 꽃을 어레인지하는 작업을 주로 했는데 오늘 부케를 만들기로 했다. 이름을 알려주기 전, 선생님은 이 부케에 대한 설명부터 했다. 아기를 안 듯이 드는 부케로 꽃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아래로 향하게 하는 부케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수업 내용과 취재를 위해 얕게라도 알게 된 지식을 동원해보니 캐스케이드와 티어 드롭 부케가 떠올랐다. 선생님은 정답에 근접했다고 힌트를 줬다. 그러나 더는 생각나는 게 없었다. 자연스럽게 ‘모르겠어요’라는 표정을 짓자 선생님은 “암부케예요.”라며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말한 부케들은 선생님의 설명 중 ‘아기를 안 듯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손으로 쥐는 부케가 아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만들 때도 팔에 얹어서 모양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이블 위에 놓고 어레인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부케가 납작해질 수 있어 적합하지 않다고도 했다.


보이질 않으니 알 수가 없네

꽃을 컨디셔닝한 후, 반다는 와이어링했다. 그런 후, 선생님의 시범을 봤다. 왼쪽 팔을 구부려 가슴 아래에 붙인 후, 그 위에 꽃을 툭툭 얹었다. 이전에 부케를 만들 때는 꽃을 손으로 꽉 쥔 채 스파이럴을 했는데 확실히 다르다. 선생님은 꽃이 자연스럽게 늘어지고 얼굴이 잘 보이도록 길이 조절에 신경을 쓰라고 알려주었다. 이제 나도 시작할 차례! 선생님이 했던 대로 꽃을 팔 위에 얹었다. 그런데 꽃이 고정되지 않아서 모양이 흐트러지기 일쑤였고 의도한 대로 길이 조절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힘들이지 않고 쉽게 완성한 선생님과는 전혀 다른 전개다. 절반가량 했을 때 아니다 싶어서 모두 내려놓고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하고 말겠다’라는 일념으로 어디에서 잘못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부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면에서 보지 않고 내려다봐서 그런 것 같다. 꽃을 팔에 안고 있어서 내 시점에서는 꽃의 윗부분만 보인 탓이다. 이건 작업하면서도 신경 쓰였던 부분이다. 이번에는 그루핑이 끝날 때마다 거울로 꽃의 정면을 보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작업하니 전보다 수월하고 속도도 붙었다.



1 오늘 함께 한 꽃들. 반다, 보푸리움, 튤립, 카라, 사만다, 다알리아, 레드베리.

2 반다는 와이어링한다.

3 중간 크기의 카라를 팔에 얹고 이를 기준으로 길이를 조절하여 나머지 카라를 얹는다. 이때, 거울을 보며 부케의 정면을 확인하며 작업한다.

*세번째 사진 속 위는 고개를 숙여 꽃의 윗부분을 내려다 본 것이고, 아래는 거울로 꽃의 정면을 본 것.

4 튤립, 반다, 장미도 같은 방식으로 얹는다. 빈 틈에 보푸리움을 넣어 풍성하게 연출한다.

5 다알리아, 사만다로포인트를 줘 마무리한다.


오늘 클래스에서 기억할 내용

| 와이어링

꽃의 얼굴만 쓸 때, 줄기가 약할 때 쓰는 방법. 와이어가 줄기 역할을 한다.


머메이드 드레스에 어울리는 부케

완성된 부케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머메이드 드레스에 딱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케의 늘씬한 자태와 완만한 곡선이 머메이드 드레스 특유의 라인이 잘 어울릴 것 같다. 실제로 이 부케는 몸에 착 붙는 드레스를 입은 신부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팔에 얹어서 드는 형태가 아직까지는 낯설어 국내에서는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신부의 개성을 중시하는 서양에서는 인기가 좋다고 한다. 꽃이 늘어지는 형태의 부케를 원하지만 캐스케이드는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면 암부케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집에 와서 선생님, 같이 듣는 수강생, 내 부케를 나란히 놓고 찍은 사진을 보니 내 것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결과물에 만든 사람의 성격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나는 역시나 소심했다. 셋 다 같은 꽃, 같은 송이로 만들었는데 셋 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클래스를 더 들어서 실력이 쌓이고 자신감이 붙으면 또 한 번 만들고 싶다. 그땐 툭툭 무심한 듯 시크하게 한 번에 완성하는 걸로!



다음 클래스까지 할 과제

화동 부케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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