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때마다 생일, 각종 기념일 등 예상하든 못하든 누군가 나를 생각하며 샀을 선물은 그 자체로 고맙고 소중하다.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일은 쉽지 않다. 상대의 취향을 파악해 상대가 필요했을 물건, 갖고 싶다고 언급한 물건들을 고려해 사야 한다. 어떤 색상을 좋아하는지, 옷 사이즈는 뭐가 좋을지 결제를 하는 시간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다.
사람들은 정작 자신을 위한 선물에는 인색하다. 오히려 선물이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필요해서 사는 것이라든가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게 예뻐 보여서라든 가이다. 하나를 사더라도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 낸 나에게 주는 선물이란 생각으로 사면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때처럼 더 고민하고 신중해진다. 사소한 부분까지 고심해 내게 주는 모든 것들은 더 의미 있는 물건이 된다.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생각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쇼핑을 좋아한다. 아이쇼핑보다는 철저히 뭔가 사겠다는 목적을 가진 쇼핑을 추구한다. 그냥 보기만 하는 쇼핑엔 열정이 안 담긴다. 전혀 살 생각 없었는 데 보는 순간 반해서 사 버린 물건들은 선물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나를 위한 선물은 대부분은 옷이다. 모델처럼 몸매가 좋은 것도, 연예인처럼 옷을 잘 입지는 않지만 여러 옷을 사는 걸 좋아한다. 내 눈엔 다 다른 옷이지만 엄마는 비슷한 옷만 산다고 잔소리다. 옷은 인터넷 쇼핑몰보단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 직접 눈으로 보고 데려오길 좋아한다. 나를 위한 선물인데 직접 보고 내 손으로 데려와야 애정이 간다.
내가 내게 선물을 하기 시작했던 이유는 가장 나를 꾸며줄 수 있는 부분이고, 그 꾸밈이 내 자존감을 키워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옷이란 특성상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옷들은 오히려 자신감을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나에게 옷이란 수분이다. 우리 몸의 70% 이상이 물로 채워져 있다는 걸 알지만, 하루에 2l는 먹어야 몸에 좋다고 알고 있고 목이 마를 땐 수분이 더 당기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이미 집에 몇 가지의 옷을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계절이 오며 그때마다 한 계절 잘 살아보자며 종종 선물을 하는 것과 같았다. 때론 옷을 사고 거울 속 내 모습에 실망하기도 하지만 결국 하나의 과정이었다.
옷을 사며 나를 알아갔다. '아 나는 이런 스타일은 안 어울리는구나' '이 색이 나한테 더 잘 받는구나' 하는 식으로 자신의 체형과 취향을 알았다. 본인 스스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마음이 단단하고 넓은 사람이라 생각해 왔다. 내가 나로 20년을 넘게 살았는데도 내가 좋아하는 것, 내 스타일과 취향을 잘 알지 못한다면 훗날 내 삶을 후회할 것 같았다. 후회하기 전에 내게 더 많은 선물을 하며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칭찬하며 나를 더 알아갔다.
엄마는 왜 그렇게 너에게 선물을 자주 하느냐 하지만 특별한 날이 아닌 날에 받는 선물이 더 감동적이지 않나.
스스로에게라도 칭찬과 선물을 주지 않는다면 삶은 건조하다. 아무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인생이기에 스스로에게 아낌없는 위로와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 그래야 어제보다 나은 삶, 과거보다 더 성장한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