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래 Sep 28. 2021

어쩔 수 없이 마음이가는 게

모두가 나보고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라고 했다. 부정할 수 없었다.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 까진 마음은 못 열어도, 누군가를 쉽게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가벼운 건 아니다. 그 어떤 사랑도 쉽게 가볍다고는 말할 수 없으니까. 


내가 '금사빠'라 해서 아무나 사랑한다는 건 아니다. 사람만 달랐을 뿐 내가 호감을 느끼는 포인트는 모두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금은 오지랖이 넓고 능글맞아도 정이가고 믿음직한 사람이 좋고, 조금은 순수해 보여도 무슨 일이든 척척 나서는, 의지할만한 사람에게 호감이 간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상대가 하는 이야기들에 내가 웃을 수 있느냐는 거다. 대충 이 세 가지 포인트 중 어디라도 비슷하게 해당된다면 상대의 배경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외모도 배경이라면 배경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호감형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이상형 연예인들까지 포함하면) 모두 줄 세워 놓고 보면 비슷한 이미지를 가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서도 쉽게 더 마음을 열지 못한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은 대게 금방 사랑이 잊히고 다른 사랑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 역시 다시 새로운 사랑에 빠지고, 쉽게 식지 않으려는 마음이 컸다.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비슷할까. 왜 또 똑같은 아픔을 가져가려고 그러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지켜볼 때마다 지난 사랑이 떠올랐다. 내가 생각하는 매력포인트에 끌리면서도 다시 깨어난 아픔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참 아이러니했다. '내가 이래서 좋아했지 하면서도, 또 그런 비슷한 사람을 찾지 않으려는 마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가는 게 사랑 아닐까. 다시 아픔을 마주해도 괜찮을 만큼. 아니, 아프다 해도 사랑할 용기가 생길 만큼 말이다. 


사랑에 나이도 국경도 없다는데,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가는 게 뭐가 문제인가. 그럴 시간에 후회를 남기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게 나을 텐데. 사랑만 하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해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을 공간으로 기억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