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를 둘 줄 안다는 건

by 미래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달라짐을 느끼는 건 '적당한 거리'를 둘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적당한 거리'란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을 만큼의 거리이자 내가 나로 돌아오기까지 어렵지 않을 만큼 거리를 남겨둔 것이다. 이 적당한 거리를 남겨두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상처를 주고, 작은 상처도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지금보다 어릴 땐, 이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을 몰랐다. 왜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도, 어느 정도가 적당한 거리 인지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좋다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은 채 빠르게 거리를 좁혔고, 그 관계 속에서 실망감을 혼자 떠안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관계를 맺었다, 놓아짐을 반복하며 적당한 거리를 둘 줄 알아야 함을 배웠고, 나만의 '거리'를 찾아갔다.


내게 적당한 거리는 정확히 수치화할 순 없지만, 한 두 걸음 뒤에 서 있는 정도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가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만큼 알아야 할 것도, 알려줘야 할 것도 많다. 공유하는 게 많아질수록 조심스럽고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멀어지면 서로에게 너무 무심해진다. 결국 멀어질 사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원해진 관계는 다시 이어 붙이려 해도 쉽게 붙어지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만큼 어려운 게 사람과 사람 간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일이다.

나와 상대의 거리를 적당히 유지했을 땐 갑자기 누군가 나를 떠나거나 멀어져도 마냥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상황을 이해하고 응원해줄 수 있게 된다. 또 누군가 갑자기 내게 다가와도 금방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빠르게 식지도 뜨거워지지도 않을 정도로 천천히 정을 쌓는다.


적당한 거리를 둘 줄 알게 되었다는 건 좀 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길인 것 같다. 놓아주어야 하는 때를 알고, 잡을 수 있을 때를 놓치지 않으려면, 한 두 걸음 뒤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해줄 수 있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리그 그 거리가 유지하며 살아갈 때 주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어른이 된다.

우리는 지난 삶을 반추하며 그렇게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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