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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Jan 04. 2022

적당한 거리를 둘 줄 안다는 건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달라짐을 느끼는 건 '적당한 거리'를 둘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적당한 거리'란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을 만큼의 거리이자 내가 나로 돌아오기까지 어렵지 않을 만큼 거리를 남겨둔 것이다. 이 적당한 거리를 남겨두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상처를 주고, 작은 상처도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지금보다 어릴 땐, 이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을 몰랐다. 왜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도, 어느 정도가 적당한 거리 인지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좋다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은 채 빠르게 거리를 좁혔고, 그 관계 속에서 실망감을 혼자 떠안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관계를 맺었다, 놓아짐을 반복하며 적당한 거리를 둘 줄 알아야 함을 배웠고, 나만의 '거리'를 찾아갔다.


내게 적당한 거리는 정확히 수치화할  없지만,   걸음 뒤에  있는 정도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가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만큼 알아야  것도, 줘야  것도 많다. 공유하는  많아질수록 조심스럽고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멀어지면 서로에게 너무 무심해진다. 결국 멀어질 사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원해진 관계는 다시 이어 붙이려 해도 쉽게 붙어지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만큼 어려운 게 사람과 사람 간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일이다.

나와 상대의 거리를 적당히 유지했을 땐 갑자기 누군가 나를 떠나거나 멀어져도 마냥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상황을 이해하고 응원해줄 수 있게 된다. 또 누군가 갑자기 내게 다가와도 금방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빠르게 식지도 뜨거워지지도 않을 정도로 천천히 정을 쌓는다.


적당한 거리를   알게 되었다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길인  같다. 놓아주어야 하는 때를 알고, 잡을  있을 놓치지 않으려면,   걸음 뒤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해줄  있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리그  거리가 유지하며 살아갈  주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어른이 된다.

우리는 지난 삶을 반추하며 그렇게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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