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롭게 배드민턴을 시작했지만, 그 시작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나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었기에 나와 같이 칠 사람이 사람이 필요했다. 여기서 문제는 배드민턴 ‘초보’인 사람과 같이 치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배드민턴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춘 사람들은 잘 치는 사람들과 랠리도 오래가고, 여러 기술을 사용하면서 게임을 치고 싶기 때문이다. 초보인 사람들과는 게임이 재미있지도, 많은 운동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같이 잘 치려고 하지 않는다.
초보인 사람들은 눈치보기 일쑤다. 같이 한 게임 쳐달라고 말을 하지도 못하고 같이 쳐 줄 사람이 있나 없나 대기석에 앉아 눈알만 빠르게 굴리고 있다. 그러다 보면 자괴감이 빠진다. ‘이깟 배드민턴이 뭐라고. 사람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건가.’ ‘아니 다들 올챙이 시절 있었을 거잖아.’ 하는 마음이 든다. 다른 뜻으로 ‘배드민턴 쉬운 운동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운동하러 와서 포기할 순 없다. 이렇게 무너질 거였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나였다. 무작정 사람들에게 말을 걸며 친해지기 시작했다. 낯선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걸 어려워하는 편도 아니었기에 “배드민턴 시작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라고 물으며 스몰톡을 걸었다. 다행히도 말을 트는 데는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다 보면 한 게임은 같이 칠 정도는 됐다. 여전히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초보인 나로선 한 게임이라도 더 많이 쳐야 했다. 조금이라도 더 쳐야 느니까.
어느 모임에서 친해진 오빠가 그랬다. “배드민턴 원래 쫌 꼰대 스포츠야.” 처음엔 몰랐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첫째로는 배드민턴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서도 있지만, 보통 모임에서는 단식보다는 복식경기를 들어가기 때문에 혼자 잘한 다고 되는 운동이 아니기도 해서다. 둘째로 약 가로 6m, 세로 13m 정도 되는 축구, 야구장에 비하면 작은 코트에서는 실력 차이가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못하면 내 파트너가 한 발 더 뛰어야 하고, 상대는 약한 쪽으로 공격을 하게 된다. 점수는 한쪽이 빨리 내게 되고, 경기는 재미없다.
‘꼰대 스포츠’라는 건 함께 하는 운동일 줄 알았는데, 함께이기 전에 내가 먼저 잘해야 하는 운동이었다. 평소에는 굳이 ‘꼰대’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같이 즐기는 운동을 하려면 의외로 내가 ‘꼰대’가 되어야 했다. 따로 레슨을 받거나 배드민턴 영상들을 보며 고민하는 시간을 거치고,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꼰대’가 되어야 함께 즐기는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드민턴을 시작한 지 두 달째 여전히 초보이고, 친한 사람이 아니고선 게임을 들어가기 쉽지 않다. 배드민턴 세계란 알면 알수록 어렵지만, 여전히 참 매력 있는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