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시작은 장비를 갖추는 것부터라고 했던가. 배드민턴은 비교적 장비가 간단하다. 실내 체육관에서 사용할 실내용 운동화, 라켓도 우선은 하나만 있으면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골프처럼 처음부터 많은 채가 필요하지도 않다. 배드민턴도 채 종류가 다양하지만, 시작할 땐 어떤 라켓이 좋은지 감을 잘 모르기에 한 개로도 충분하다. 여러 개 사서 비교해 볼 수 있으면 좋지만, 초보인 경우에는 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배드민턴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가장 먼저 모임에 가입했다. 장비를 잘 모르기에 배드민턴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물어봤다. 입문자에게 좋은 라켓을 추천해 달라고. 7만 원가량 하는 가벼운 라켓 하나 사고, 셔틀콕도 샀다.
운동화, 셔틀콕, 라켓, 운동복들을 하나하나 준비하다 보니, 이 모든 것들을 넣을 가방도 필요했다. 이렇게 가방까지 사며 진짜 배드민턴을 시작하는 사람이 되어 갔다. 운동복도 처음에는 편한 옷 위주로만 입었다면, 이제는 배드민턴 전용 옷도 사게 됐다. 하나둘 쌓여간 배드민턴 복이 열 손가락 가까이 됐고, 전문 배드민턴화도 주문하고, 좋은 새 라켓 하나도 장만할 예정이다. 배드민턴에 돈을 쓰는 건 아깝지 않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주변 친구들은 체대생이 아니냐며, 국가대표 선수 될 거냐고 놀렸지만, 아무렴 나는 이 정도로 배드민턴에 진심이다.
‘장비만 보면 프로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었지만, 그냥 잠깐 운동하려고 시작한 운동이 아니라, 10년간 인생 운동이라 여기며 배웠던 수영 말고 제대로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려고 한 운동이기에 내가 가진 에너지와 애정을 모두 쏟는 중이다.
이왕 시작한 운동 한 번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시작했기에 실력과 반비례하는 장비들이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했다. 나는 프로처럼 보일 때까지 열심히 배드민턴을 치겠다고. 그리고 언젠가 장비만 갖춘 초보자가 아니라 장비에 걸맞은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