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사랑이 쉽지 않은 이유는 관계를 더 발전시키고 이어갈 수 있는 열쇠가 먼저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마음을 먼저인 사람이 열쇠를 갖고 있지만, 문을 여는 건 열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문을 열어도 괜찮다고 허락한 쪽의 대답이 있어야 확신을 갖고 문을 열 수 있다.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상대가 알든, 알지 못하든 상대가 마음의 문을 열면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대로 끝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사랑이 이뤄지지 않아서 좋은 일도 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마음을 표현해도 상대가 몰라 줄 땐 ‘만날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하고 넘어가도 괜찮다. 그리고 오히려 연인의 흔적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편한 사이로 오래 남는 게 어쩌면 더 좋은 경우도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속은 쓰리겠지만,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그 시간을 아파하는 게 너무 길게 괴롭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마음을 이용하는 사람으로 보였다면 그 역시 ‘언젠가 더 좋은 인연이 찾아오나 보다’ 하고 미련 없이 떠나가라 해도 좋다. 그런 사람과 인연으로 엮였으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길게 마음 고생 하느니, 조금만 마음 아픈 게 나으니까 잘 되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또 혼자 아파하고, 혼자 속 끓이다 보면 둘이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소중한지 알게 된다. 사랑이 아름답게 잘 되는 일은 따듯하고 낭만 있는 일이지만, 때로는 사랑이 사랑으로 이뤄지지 않아도 다행인 사랑도 있다. 그것은 실패한 사랑이 아니라, 미숙했던 지난날의 미완성의 사랑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