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흔들리지 않기로 해.

by 미래

“나 너한테 관심이 가는 거 같아” 누군가 내게 관심을 보였다. “어... 근데 나한테 갑자기 왜?” 나를 좋아한다는 상대에게 대뜸 이유부터 물었다. 말 그대로 솔직하게 나를 좋아하는 이유가 궁금해서였다. 왜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인지 중요했다. 단지 지금 외로워서 누군갈 만나고 싶은 마음인지, 그냥 짧게 스쳐 지나가는 호기심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명확한 이유가 없다고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좋아한다면 스스로 그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나’가 아니라 ‘무조건 너’여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그 상대를 오래 잘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너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해야 하는 게 너를 사랑하는 일인 것 같다.


물론 나도 네가 싫지는 않지만,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내가 확신하지 못한 상태였다. 단지 마음이 끌린다는 것만으로 나를 너에게 던진다는 건 꽤 위험했기 때문이다. 봐 온 시간도 짧았고, 급하게 친해진 만큼 서로를 잘 알지 못하기에 정말 너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런 너를 내가 좋아하는 게 맞는지, 너랑 나랑 잘 맞는 사람인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했다. 너 역시도 나를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이 있어야 했다.

연락은 잘 이어졌고, 대화 나누는 것도 재미는 있었지만, 비대면 대화는 한계가 있었다. 서로 만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연락이 너를 아는 전부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말 네가 날 좋아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더 확실한 말과 행동을 보여줬어야 한다 생각했다. 일상을 공유하는 무의미한 연락은 서로에게 소모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화 내용을 보면 너의 마음을 완전히 읽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의 너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내가 알아차려주길 바랐던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말했던 너는 은근히 나를 상대로 두고 말했던 것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끊긴 너와 나와 대화에서 다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기다리지 않았던 연락이었지만, 나도 모르게 너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나도 너를 좋아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나에 대한 너의 관심이 아직도 유효한 걸까 싶었다. 그리고 또 한 편으로는 전과 다른 너의 온도에 너의 마음이 역시나 가벼운 호기심에 불과했다는 것. 사랑은 뻔하고 단순한 호르몬의 영향이었다는 것, 누구나 비슷하게 다가오고 비슷하게 떠나간다는 것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명이기도 했다.


하지만 쉽게 사랑이 시작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은 너와 나의 오만이었고, 고작 쉽게 떠날 거였으면서 깊게 진심인 척하는 모습은 솔직한 진심이 아니다. 쉽게 오는 사랑에 쉽게 흔들리지 말자. 늘 사랑은 쉽게 오지 않는다. 어려운 길을 돌고 돌아 만난 상대에게 진정한 사랑임을 느끼려면 말이다. 그래야 운명이 이끄는 길을 의심 없이 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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