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꿈을 잘 안 꾸던 내가 며칠 사이 네가 신경 쓰이고 마음이 불편했는지 잠에 푹 들지 못해 네가 내 꿈에 나왔다.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네가 계속 생각이 났나 보다. 이런 내 모습을 보며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는데 나도 너를 좋아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내 마음을 다시 되돌아봤다. ‘왜 내가 지금 너를 생각하고 있는 거지.’ 평소의 나라면 쉽고 빠르게 잊었을 텐데 말이다.
내가 너의 꿈을 꾸었다는 걸 너에게 전해줄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어쩌면 달라진 너의 마음을 내가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을까 했다. 갑자기 먼저 연락하려니 이상하게 조금 떨렸는데, 그래도 먼저 시도하고 나야 마음을 정리하든 후회하든 그것이 더 빠를 것 같았다. 늘 해보고 후회하며 상처받는 거 역시 나의 몫이라 판단한 나였다.
“있잖아 어제 내 꿈에 네가 나왔어” 꿈에서 깨고 보니 무슨 상황이었는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네가 나왔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약간의 떨림과 어쩌면 예상할 수 있는 마음이 보였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며 연락했는데, 너의 답변은 생각보다도 가볍고 단순했다. “뭐 했어?”. 글쎄 잘 내용까진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쉽게도 이 말 말고는 내가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러다 몇 분간 끊긴 연락. 그리곤 내게 “밥은 챙겨 먹었어?”라고 물어왔다.
다정하게 들리는 이 말이 애석하게도 슬프게 들렸다. 나의 끼니를 걱정해 주는 네가 고맙기도 했지만, 이제 네가 내게 궁금한 것이 더는 없다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시간쯤 너는 내 점심 식사를 물었던 게 아니라 출근을 앞둔 너의 일상을 말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여기가 우리의 마지막 대화인 듯했다. 정시 출퇴근은 나는 점심 역시 제시간에 잘 먹었지만, 내게 밥을 잘 먹었냐고 묻기 전에 너는 너의 끼니는 잘 챙기는 건지 걱정이 되었지만, 끝이 보이는 우리 사이에 편하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몇 대화 나누지 않았지만, 오늘 하루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대화는 끝이 났다.
‘밥 잘 챙겨 먹었어?’라는 말은 우리의 하루 중 세 번 이상, 서로의 식사와 함께 신경 써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 따스한 마음이 어느 순간 차갑게 느껴질 때는 우리가 서로의 이별을 직감했을 때가 아닐까 싶다. 이제 내가 너의 하루를 다 알지 못해도, 우리가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지 않아도 언제가 이 말을 다른 누구에게 들어도 따듯한 말 한마디가 아프게 들렸던 날의 그 기억과 감정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밥 같이 먹자’는 말로 시작해서 ‘밥 챙겨 먹었어?’라는 말로 끝난, 부드럽지만 냉혈한 너의 얼굴도 같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