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 만큼 더,

by 미래

내가 너를 좋아하지만, 내가 너를 기다려야 했다. 대책 없이 기다리는 일을 제일 못하는 내가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건, 할 수밖에 없는 건 무작정 기다리는 일이었다.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고 말한 사람이 원래 먼저 기다리는 게 맞는 일일까 싶다가도, 상대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면, 기다리는 게 맞았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과 사랑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랑의 감정이 차오르지 않은 상태에서는 서로에게 불안감만 줄 뿐이었다.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건 그 속에 너의 고민하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는지, 아무도 모르게 접은 너의 마음을 알게 하는 것인지 말을 하지 않으면 난 어떤 것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의 시간을, 너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아직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이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말 마음이 크다면 서로가 서로를 계산하고, 고민할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기다릴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너라면, 네가 상처받지 않겠다고 나에게 더 큰 상처를 주면 안 되었다. 만약 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 조차 하지 못했다면, 여전히 너는 나를 잘 모르고, 너의 이기심과, 불안함과 회피하는 마음을 가슴 아프게 알게 했다.


만나는 건 운명이더라도, 헤어지는 건 선택이다. 하필 그날 그때 그렇게 우리가 마주쳤다는 건 우리의 인연의 끈이 있었다는 뜻이지 않을까. 스쳐 지나갈 법도 하지만 잠깐의 시간에도 우리는 꽤 애틋한 마음을 나눠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아직 마음이 부족하다는 어떠한 말도 듣지 못했기에 속절없이 시간만 버리는 것은 아닐지. 이렇게 기다리다 지쳐가 정말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이가 될 거 같다. 사람 사이의 인연의 끈이라는 건 이어지는 것도 끊어지는 것도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만날 운명이었다면 힘든 시간, 어려운 시간을 돌고 돌아 결국 만나게 되겠지. 운명은 노력으로 될 일은 아니기에. 기다림,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그 시간을 견뎌본 사람만이 안다. 이어지지 않는 관계가 맞았는지, 나를 위해 더 좋은 선택은 어떤 것이었는지 말이다. 어쩌면 낭비일지도 모르는 시간이더라도 그 기다림 속에서 나에게 가장 집중했던 시간인 만큼 헛되이 보낸 시간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기다림이란 건 내면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시간이니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타 없는 사랑이 좋다.